손해율 개선에 자동차보험 '3년 연속 흑자'…손보업계 "올해는 힘들다"
지난해 손보업계 자동차보험 손익 5539억원…3년 연속 증가
보험료 인하 누적에도 침수피해 감소 등 손해율 개선세 지속
손해율 악화 조짐…대형 4사 1~2월 평균 손해율 전년 대비 상승
"보험료 인하 여파에 부품‧공임비 상승까지…수익 기대 힘들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대비 개선되면서 3년 연속 자동차보험 손익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손보업계는 올해 손해율이 다시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익은 5539억원으로 전년 4780억원에 비해 759억원(15.9%) 증가했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손해율은 2022년 81.2%에서 지난해 80.7%로 0.5%포인트(p) 개선됐다. 손해율 개선 배경으로는 보험가입대수가 증가하면서 보험료 수입이 늘어난 반면 안정적인 사고율 유지와 침수피해 감소 등으로 보험금 지출이 적었던 점이 꼽힌다.
지난해 보험료를 인하하면서 손해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다르게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흑자를 기록했지만 보험업계는 "올해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보험료를 인하가 누적된 만큼 손해율 방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들 손보사는 올해 2월 책임개시되는 계약부터 자동차보험료를 2.5~2.8% 인하한 바 있다. 또 2022년 4월과 지난해 2월에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었던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량 감소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이동량이 감소한 2020년 일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전년 대비 8.7% 하락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전년 대비 각각 3.1% 감소했다. 이동량이 줄면서 자연스레 사고율도 낮아져 손해율이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보험료 인하가 누적된 가운데 원자재 가격과 공임비, 진료비 등 원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이동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사고율 역시 상승하는데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늘어나게 돼 손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올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악화됐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3%를 차지하는 대형 4개 손보사의 1~2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83%로 전년 78.48% 대비 2.35%p 악화됐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이동량이 다시 증가한데다 통상 겨울철에는 눈으로 인한 사고가 증가하고 기온 강하로 잔고장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올해 2월부터 이뤄진 보험료 인하 효과가 반영되면 손해율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보험료 인하가 2월 중순 책임개시되는 계약 건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보험기간 만료로 갱신 계약을 하는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면 그만큼 가입자로부터 받는 보험료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 2월 책임개시 계약부터 인하가 적용돼 계약 만료로 갱신되는 계약의 효과가 모두 반영되려면 6개월은 더 필요할 것"이라며 "통상 여름철에는 침수 피해,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으로 손해율이 상승해 하반기로 갈수록 손해율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인하 효과가 누적되면서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정비업계에서는 공임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부품가격, 진료비 등 원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올해 초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손보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3년 연속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만년 적자'였다"면서 "아직 보험료 인하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손해율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인하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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