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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절대강자' 삼성중공업 (上)

최성안 호(號), LNG운반선·해양플랜트로 '수익성 넘버원 조선사'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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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4.22 05:00 ㅣ 수정 : 2024.04.22 11:17

삼성중공업, 조선 3사 가운데 영업이익률 가장 높아
LNG운반선 특화된 수주·건조 능력 갖춰 고수익 유지
세계 최고수준 FLNG 역량 더욱 발전시켜 세계 1위 지켜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삼성중공업이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해 2017년 3분기 이후 22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이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렸던 것은 전세계적으로 상선(상업 선박) 발주가 줄어 신(新)조선 가격이 낮아져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저유가 시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요도 급감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해양플랜트가 인도되지 않는 등 피하기 힘든 영업환경에 시달렸다. 그러나 2020~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구촌을 뒤흔든 후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글로벌 물류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선사들의 상선 수요가 급증했다. 이와 함께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해양플랜트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은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해양플랜트 등을 수주하며 착실히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위기를 이겨내고 마침대 호황을 맞이한 삼성중공업의 경영전략을 분석하기 위해 기획 시리즈를 두 차례 나눠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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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 [사진=뉴스투데이]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분기 9년만에 흑자를 일궈낸 데 이어 영업이익 흑자를 꾸준히 늘려 국내 조선업계에서 수익성이 가장 탁월한 조선업체로 우뚝섰다.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과 해양플랜트 일종인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를 주력 건조 선종(선박 종류)으로 삼아 괄목할 만한 수익성을 이어가는 등 차별화된 역량이 돋보인다.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는 해양천연가스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초대형 선박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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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2023년에 가장 견조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사진=뉴스투데이]

 

22일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률이 △2023년 1분기 1.22%를 기록했으며 △2분기 3.03% △3분기 3.75% △4분기 3.25%를 달성했다.

 

한국 최대 규모 야드(선박 생산설비)를 갖춘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률이 △2023년 1분기 -0.39% △2분기 1.31% △3분기 1.38% △4분기 2.69%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영업이익률이 △2023년 1분기 -4.36% △2분기 -8.73% △3분기 3.87% △4분기 -2.19%를 기록해 좀처럼 흑자전환을 일궈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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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업계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해마다 LNG운반선 53척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SK증권]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할 수 있는 LNG운반선 규모는 총 212척이다.

 

이에 따라 향후 4년간 해마다 53척의 LNG운반선 물량을 두고 조선3사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53척 수주에 따른  총 사업 규모는 19조800억원에 이른다.

 

2027년까지 수주할 LNG운반선 212척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사업액이 76조32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해양천연가스 개발업체 '골라 LNG'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세계에서 운영 중인 FLNG는 총 8척이며 앞으로 5년 내 7개 프로젝트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FLNG 1척에 대한 사업 규모가 약 2~3조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29년까지 글로벌 FLNG 시장 규모는 최소 1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삼성중공업은 과거 전세계에서 발주된 FLNG 8척 가운데 총 5척을 수주한 업력이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FLNG 시장에서 절대강자 자리를 지키고 이를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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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증권]

 

■ 'LNG운반선 수주·건조 능력·실적 모든 것이 좋다' 

 

삼성중공업은 상선 가운데 가장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운반선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삼성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15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6척), 한화오션(12척) 수주량을 크게 웃도는 성적표다.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생산설비를 갖춘 삼성중공업이 수주 전략을 치밀하게 펼쳐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야드 규모는 400만㎡(약 121만평)으로 △한화오션 480만㎡(약 145만평)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 HD현대중공업 636만㎡(약 192만평)에 비해 작은 편이다.

 

이처럼 설비가 경쟁사에 비해 열세이지만 삼성중공업은 △2023년 1분기 영업이익 19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영업이익 589억원 △3분기 759억원 △4분기 790억원 등 매 분기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일반적으로 조선업은 대규모 설비를 갖춰 선박 건조와 인도가 진행된다"며 "삼성중공업은 설비를 극대화하지 않은 가운데 조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해 실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의 실적 호조는 상선 수주 물량 가운데 가장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의 과거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며 “이런 상황속에서 삼성중공업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야드가 효율적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LNG운반선의 평균 가격은 1억8600만달러(약 2580억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물류망 차질과 물류 운임 폭등이 2021년 두드러지면서 LNG운반선 평균 가격은 1억9800만달러(약 2740억원)로 늘어났다.

 

LNG운반선 평균 가격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22년 2억3100만달러(약 3200억원) △2023년 2억6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NG운반선 건조에는 2~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즉 2021년 선가(선박 가격)가 상승하던 시기에 수주한 물량은 2023년부터 건조·인도가 진행돼 삼성중공업 실적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도크(선박건조시설)에 LNG운반선 건조를 위한 병렬 건조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를 토대로 LNG운반선을 연간 20척 만들 수 있는 생산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병렬 건조시스템은 선박을 도크에 연달아 접안시킨 후 인원을 교대로 투입해 선박 건조 효율을 향상시키는 생산기법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병렬 건조시스템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해 이에 따른 실적 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건조 효율 향상을 통한 실적 개선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 가운데 LNG운반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내외다. 올해는 이 비중이 6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승한 연구원은 “LNG운반선을 포함한 고선가 수주 물량의 건조·인도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돼 삼성중공업 실적은 앞으로도 꾸준히 좋아질 것”이라며 “이와 함께 올해 초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수주 가이던스(목표치)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매출 9조6930억원, 영업이익 4900억원 △2025년 매출 10조7830억원, 영업이익 86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매출 8조94억원, 영업이익 2333억원에서 크게 향상된 실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 97억달러(약 13조4300억원)를 제시했으며 4월 중순 기준 38억4000만달러(약 5조3160억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의 40%를 이미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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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FLNG 가안도 [사진=FLNG]

 

■ LNG 수요 증가와 러시아-유럽 갈등이 FLNG 시장 전망 밝게 해

 

LNG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러시아와 유럽 간의 정치적 갈등이 지속되는 점도 FLNG 미래를 밝게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에 따르면 전세계 LNG 수요는 △2022년 3억9700만t △2023년 4억400만t을 기록했으며 시장이 꾸준히 확대해 오는 2040년에는 6억8500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과거 대다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LNG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는 이른바 'PNG'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유럽 간 외교적 대립이 이어지면서 유럽 국가들이 다른 방식을 통해 LNG를 확보하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를 보여주듯 글로벌 에너지 연구소(Energy Institute) 자료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2021년 연간 LNG 소비량 5731억㎥  가운데 29.1%인 1670억㎥를 러시아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 받았으나 2022년 러시아로부터 받은 LNG 물량이 854억㎥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유럽 내 LNG수요는 여전히 큰 점을 감안할 때 유럽 국가들은 최근 해양천연가스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이를 겨냥한 FLNG 수요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성안 대표가 이끄는 삼성중공업은 독보적인 FLNG 수주 역량을 계속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정진택 대표, 최 대표 등 투톱 체제로 운영해온 삼성중공업은 같은 해 11월 최 대표 단독체제로 바뀌었다.

 

최 대표는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수 십년간 플랜트 전문가 경력을 이어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전문가가 기업의 경영 키를 잡아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역량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보여주듯 FLNG는 지난 10여년 동안 전세계에서 총 8척이 발주됐으며 이 가운데 5척을 삼성중공업이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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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전세계에서 발주된 8척의 FLNG 가운데 5척을 수주·건조한 업력이 있으며 앞으로 1년 내로 코랄 술#2(Coral Sul#2), 델핀(Delfin), 크시 리심즈(Ksi Lisims)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사진=SK증권]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명실상부한 'FLNG 명가(名家)'라고 불러도 지나침이 없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FLNG 수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용진 연구원은 "한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FLNG 업종 특성 때문에 발주가 많은 선종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전세계 LNG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한 척당 계약가격이 LNG 운반선의 6~12척에 해당하는 15억~30억달러에 달해 FLNG 1척만 수주해도 실적에 상당한 기여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희소식도 들리고 있다. 

 

모잠비크에서 올해 상반기 코랄 술#2(Coral Sul#2) FLNG 프로젝트 수주전(戰)이 예정된 가운데 하반기에는 미국에서 델핀(Delfin) FLNG 수주가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1년에 최소 1~2척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 건조 역량을 계속 유지하며 일감이 끊어지지 않도록 수주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현재 3년 이상의 안정적인 상선 수주잔고(누계 수주물량)을 갖춰 향후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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