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50% 유지…'불안한 물가' 10번째 동결
물가 상승세·가계부채 부담 여전
美연준,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물가 상승세가 충분히 꺾이지 않은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이 다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2월 이후 10번째 연속 동결이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은의 목표 수준(2%)보다 여전히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월(3.1%)과 3월(3.1%) 두 달째 3%대를 기록했다.
유가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로 지난 5일 5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불안정한 추세를 보였다.
늘어나는 가계부채도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3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4조7000억원 늘어난 860조5000억원 기록해 1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번 동결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5%로 시장 전망치(3.4%)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정책목표치인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 금리 인하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은이 물가 상승세도 꺾이지 않은 상황에 연준보다 미리 금리를 낮출 이유는 없다.
가뜩이나 미국(5.25∼5.50%)과의 금리 격차(2.0%p) 여전히 역대 최대로 격차가 더 확대되면 외금인 자금유출과 환율 불안도 키울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약화되면서 금통위의 금인 인하 시점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의 통화 완화 정책은 이외 국가들의 통화정책 운영 여력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한다”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단행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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