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오세훈표 청년복지', 48만원 상당 면접 준비 일체를 무료 제공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취준생이 면접을 준비하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까.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취준생을 대상으로 면접 준비 예상 비용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 1명은 면접을 보기 위해 평균적으로 48만원의 비용을 지출한다. 여기는 외모 꾸밈 비용, 이력서 사진 촬영비, 화상면접 장소 대여‧장비 구입, 정장 구매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됐다.
면접을 보는데 많은 비용 부담이 발생하다 보니 많은 취준생은 한 푼이라도 아껴서 구직 비용을 절약하고자 한다. 이에 각 지자체는 청년 취준생을 위해서 무료로 이력서 사진 촬영과 메이크업, AI 면접실 대여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뉴스투데이>는 이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서울시 청년활력소를 방문하고 무료 헤어‧메이크업과 이력서 사진 촬영 현장 등을 취재해 보도한다.
■ 서울시 관계자, "구직 비용을 줄이고자 방문하는 취준생 많아, 실질적으로 돈을 아낄 수 있는 프로그램 이용이 꾸준히 늘어"
서울시 관계자는 9일 본지 기자와 만나 “청년활력소는 스터디카페와 취업상담실, 재테크 상담실, 마음건강 상담실, 제대군인상담실 등을 갖추고 있다”면서 “각종 상담 프로그램부터 취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직 비용을 줄이고자 청년활력소를 방문하는 취준생이 많다”면서 “무료 메이크업 서비스와 이력서 사진 촬영 서비스, AI면접실 대여 서비스 등 실질적으로 돈을 아낄 수 있는 프로그램 이용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서울시민청 지하 1층에 위치한 '청년활력소'는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2년 6월 대대적으로 확대개편한 청년복지제도이다. 제공되는 서비스들이 청년들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해결해주는 '손에 잡히는 청년복지'라는 장점을 갖는다. 'N포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새로운 희망을 추구할 수 있도록 취업, 재무(영테크), 심리(마음건강), 부상 제대군인 지원 복지서비스를 지원하는 '청년종합지원시설'이다. 서울시청 지하 1층에 위치한 청년활력소는 총 432㎡(약 130평)규모로 4인·6인용 스터디카페 2개, 취업상담실 1개, 서울 영테크 상담실 2개, 청년 마음건강 상담실 2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 1개로 구성돼 있다.
크게 보면 이력서 촬영과 AI 면접 공간을 제공하는 청년활력소와 이미지메이크업, 스터디카페, 교육 프로그램, 각종 취업 상담을 진행하는 제2청년활력소로 구성됐다. 만 39세 이하 청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 무료 헤어‧메이크업 서비스…직무별 선호하는 스타일 맞춰 하나까지 꼼꼼하게
제2청년활력소에서 기자를 맞이한 헤어‧메이크업 사업 관계자는 “매주 화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20분 간격으로 메이크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주로 24~35세의 청년이 방문이 많고, 신입보다는 이직을 원하는 지원자가 대부분이다. 희망 직무는 다양하고, 특성화고 학생이 방문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화장을 하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고, 헤어까지 관리받는 취준생도 있다“면서 “대부분 제2청년활력소에서 메이크업을 먼저 받고, 청년활력소로 넘어가 사진 촬영을 한다”고 했다. 청년활력소와 제2청년활력소는 복도를 사이에 두고 50M 거리에 있다.
이날 오후 2시에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으러 청년활력소를 방문한 A씨(여‧30대) 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무료로 이력서 메이크업을 해준다는 정보를 보고 노원구에서 달려왔다”며 “사진 촬영과 메이크업, 정장 구매 등 취업 준비에 드는 비용이 적은 금액이 아니다. 청년을 위해서 무료로 지원해 주고,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의 B씨는 “무료로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들이 올려놓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이력서 촬영을 하기 위해서 메이크업을 신청했다”면서 “공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싶은데, 뚜렷하고 깔끔한 느낌의 사진이 나올 수 있게 메이크업을 하면 좋겠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메이크업을 담당한 관계자는 “면접관이 직무별로 선호하는 스타일이 달라서 구직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며 “혼자서 메이크업을 할 수 있지만 더 전문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구직자들이 방문하는 만큼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쓰면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료 메이크업 서비스 신청은 서울일자리포털 홈페이지에서 '일자리 카페‧청년 활력소' 배너를 클릭한 다음에 '이력서 사진 촬영을 위한 메이크업‧헤어' 부분에서 서비스를 원하는 시간을 정하면 신청할 수 있다.
■ 이력서 사진 촬영 서비스…사진작가 꿀팁, “밝은 미소 짓기와 바른 자세 연습 필요”
메이크업을 마친 구직자들은 이력서 사진 촬영을 위해 청년활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청년들은 사진 촬영장에 미리 준비된 공간에서 정장 상의와 넥타이 등 사진 촬영에 필요한 의류를 고를 수 있었다.
이력서 사진 촬영을 담당하는 사진작가는 “사진을 찍는 연령대는 다양하다.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의 청년들이 이력서 사진 촬영을 한다”며 “2017년부터 매주 화요일 청년들을 위해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그는 “취업 준비용 사진은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 지원자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소 짓는 연습을 충분하게 해서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뚜렷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눈을 뚜렷하게 뜨고 바른 자세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좋다”며 구직용 사진을 촬영하는 팁을 전수했다.
이어 “포토샵 작업을 통해 이미지 수정도 가능하므로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많은 지원자들이 무료 이력서 사진 촬영 서비스를 통해서 좋은 성과를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력서 사진을 촬영을 마친 C씨(여‧30대 초반)는 “CS 직무로 취업을 준비 중인데, 면접을 혼자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직무에 맞게 얼굴이 갸름하게 나오고, 잡티를 제거해 피부를 부드럽게 표현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도봉구에서 청년활력소를 방문한 20대 초반의 여성 구직자인 D씨는 “네이버에서 ‘청년 취업 사진’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다가 청년활력소를 발견했다”며 “마케팅 분야로 취업하고 싶다. 깔끔한 인상을 주려고 잔머리와 눈썹을 정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면서 “혼자 준비하면 메이크업과 사진 촬영에 5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 청년활력소는 무료로 제공되니까 많은 구직자들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력서 사진 촬영 장소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청년활력소는 여성 청년이 많이 찾는다. 20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연령대가 주를 이루는데, 청년에게는 무료로 질 높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면서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신청 방법은 메이크업 신청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청년 방문자가 사진 촬영장을 방문해서 유튜브 브이로그를 촬영한 적이 있다. 그때 다른 사람을 촬영만 해오던 사진작가님이 오히려 촬영을 받는 입장이 되면서 긴장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더 많은 청년이 방문해서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그동안의 보람찼던 경험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