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풀리는 테슬라, 1분기 판매량 쇼크에 주가 160달러대로 급락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올해들어 부정적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가가 160달러대로 밀렸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1∼3월) 중 차량 38만6810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한 수치다. 1분기 생산량은 43만3371대였다. 이것 역시 2023년 1분기 보다 약 2%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양이며, 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이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5만7000대를 크게 밑도는 규모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41만4000대에서 최대 51만1000대를 예상했는데, 전문가들이 점친 전망치 하단에도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대수가 크게 떨어진 것은 모델3 차량의 부분 변경으로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 속도가 늦춰진데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에 따른 우회 항로 이용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달 초 송전탑 화재로 인한 독일 공장 가동 중단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실적이 엉망으로 나오자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개장과 함께 큰 폭으로 떨어져 전장보다 5% 하락한 164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장중에는 전장대비 6.73% 하락한 163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테슬라의 1분기 차량인도 대수가 공개되자, 시장에서는 전기차 업계의 부진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이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금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테슬라의 판매량 감소가 예상범위를 뛰어넘자 전기차 시장 전반에 걸쳐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뜩이나 테슬라에 대한 글로벌 IB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 1분기 차량 인도대수가 공개되면서 부정적 전망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 테슬라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글로벌 IB 번스타인은 “올해 1분기 테슬라의 영업여건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유럽시장에서의 수요가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이어 “테슬라의 높은 기업가치는 여전히 자동차 섹터에서 정당화하기 어렵다”면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150달러에서 120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웰스파고의 콜린 랭건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완만해졌다면서 올해 테슬라의 판매량이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내년 들어서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앞서 테슬라의 1분기 전망치를 기존 47만3300대에서 42만9900대로 하향 조정했는데, 실제 실적은 낮아진 전망치조자 맞추지 못했다. 씨티그룹은 테슬라에 대해 투자의견은 중립을, 목표주가는 기존 224달러에서 196달러로 낮췄다.
반면 캐너코드 제누어티의 조지 지아나리악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과도하며, 컨센서스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테슬라는 2024년 미국 증시에서 언더퍼폼하고 있는 대표적 종목이며 전기차 수요나 이익률 등에서 반복적으로 부정적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와 같이 부정적인 전망이 팽배한 것은, 동시에 과도한 우려가 반영되어 있음을 가리킨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