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뜨거운 불장에서 철저히 소외된 나이키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3.26 02:37 ㅣ 수정 : 2024.03.26 02:37

세계적 스포츠의류회사 나이키, 수십년 명성 이어온 런닝화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잃으면서 올들어 주가 13% 하락, 최고치 대비로는 거의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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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대한 우려로 나이키 주가가 올들어 13% 떨어졌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세계 최대 스포츠 의류회사로 명성이 자자한 나이키가 뜨거운 뉴욕 불장에서 철저히 소외되면서 주가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이키는 전장보다 소폭 내린 93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나이키는 전날에는 부진한 실적 때문에 7% 가량 하락해 100달러대 아래로 미끌어졌다. 나이키는 올들어 13.8% 하락했고, 최고치인 지난 2021년 11월의 179달러에 비하면 거의 주가가 반토막 가까이 났다.

 

1년전과 비교하면 주가는 약 22%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아디다스의 주가가 약 40%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나이키의 쇠퇴는 신제품 출시 지연과 나이키를 위협하는 신생 브랜드의 약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나이키를 지탱해온 런닝화 부문에서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뼈아픈 대목으로 지적된다.

 

나이키는 수년전만 해도 조던 브랜드의 농구화와 에어포스1, 나이키 덩크 등 젊은이들을 열광케한 수많은 히트작들을 내놓으며 런닝화 부문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ON)과 호카오네오네와 같은 신생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과거 명성을 이을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나이키를 대표하는 런닝화는 에어 조던 시리즈로, 미국 프로농구의 전설로 꼽히는 마이클 조던이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한창 활약하던 1985년에 첫 출시됐다. 이후 조던 시리즈는 30년 이상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나이키 실적을 이끈 효자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이키는 그 여세를 몰아 에어포스1, 나이키 덩크 등 후속작을 출시하며 명성을 이어나갔지만, 최근 2년간 별다른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그 사이 온과 호카오네오네 같은 신생 브랜드들이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러닝화를 출시하며 틈새를 치고 들어왔고, 그 결과 나이키의 시장점유율을 무섭게 잠식해 나갔다.

 

나이키는 전체 매출에서 런닝화가 차지하는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나이키 매출에서 차지하는 런닝화 비중이 16%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런닝화에 대한 의존이 커진 상황에서 런닝화 인기가 급속도로 식어버리자, 나이키 전체 매출과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키의 3분기(작년 11월~올해 2월) 실적은 매출 124억3000만달러로, 시장전망치인 122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은 향후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불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올해 6월부터 시작되는 2025 회계연도에서 매출이 한 자릿수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나이키가 에어포스1과 같은 클래식 농구화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런닝화를 선호하는 젊은층의 성향이 겹치면서 나이키보다 가격이 비싼 온과 호카오네오네 등 다른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조금씩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에서는 나이키가 과거의 화려한 성공에 안주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개발에 등한시해온 것이 패착이란 지적도 나온다.

 

존 도나호 나이키 CEO는 “스포츠에 다시 집중하고 더 많은 신제품을 빨리 개발하고 도매 파트너와 함께 판매를 늘리고 더 공격적으로 광고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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