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신용잔고 '19조' 돌파…FOMO 현상 짙어졌나

임종우 기자 입력 : 2024.03.19 08:36 ㅣ 수정 : 2024.03.19 08:36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만
주요 테마에 ‘반도체·헬스케어’
가상자산 테마주도 빚투 합류
조정 우려 有…공격 투자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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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소위 ‘빚투’가 증가하면서 국내 증시의 신용융자 잔고가 19조원을 돌파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상승 랠리에 시장의 ‘포모(FOMO, 뒤처짐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짙어지는 가운데, 특히 반도체나 가상자산 등 주도 테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양상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9조1554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0조2437억원과 8조9117억원 규모다.

 

국내 신용융자 잔고는 이달 14일 19조253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19조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6일 19조1750억원이던 잔고는 증시 약세에 하락세를 보이며 같은 해 11월 16조원대까지 떨어진 이후 점차 반등세를 보였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갚지 않은 잔액을 말하며, 빚투 규모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의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시장에선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반도체 관련주들이 신용비율(총 발행주식 수 대비 신용 매수 비율) 상위권을 기록했다.

 

키움증권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영웅문S#’에 따르면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신용비율 상위 10위권에 △텔레칩스(9.43%, 3위) △에프엔에스테크(9.43%, 4위) △에이디테크놀로지(8.71%, 8위) △하나마이크론(8.43%, 10위) 등 총 4개의 반도체 관련 중소형주가 이름을 올렸다.

 

또 AI 수혜주로 평가받는 대형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의 잔고율은 0.28%로 전 거래일(0.24%)보다 0.04%포인트 급증했다. SK하이닉스 잔고율이 0.28%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다.

 

헬스케어 종목들의 반등세도 신용융자 상승에 일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기준 △HLB바이오스텝(9.84%, 2위) △비트컴퓨터(8.94%, 6위) △랩지노믹스(8.80%, 7위) 등 총 3개의 헬스케어 관련주가 신용비율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가상자산 비트코인의 급등세도 신용 잔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의 지난 15일 기준 신용 잔고율은 5.33%로, 지난해 5월 23일(5.36%)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다른 두나무 보유 기업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3일 4.04%를 기록한 이후 3거래일째 4%대를 웃돌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잔고율이 4%를 상회한 것은 2022년 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특정 업종과 테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공격적인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시장에선 증시에 단기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단기 과열을 완화하고 물량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허들을 만났다”며 “코스피의 2,700선 돌파 시도가 더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레벨 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미 확정실적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인 2,760선에 근접했는데, 밸류레이션(평가가치)이 오르기 위해선 금리 수준 하락과 경기 모멘텀(상승 여력) 강화 등의 동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당장은 밸류에이션 상승 동력이 없고,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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