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우 세브란스 병원 교수 “식욕‧성장‧수면 호르몬 조절해야 건강해진다"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식욕과 성장, 수면 호르몬을 조절해야 건강해진다"
안철우 강남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7일 오전 7시30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주최하는 '2024 KPC CEO 북클럽' 강연에서 한 강연의 요체다. 안 교수는 악기 연주를 하거나 시를 쓰는 등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람을 많이 만나고 취미생활을 할 것을 권했다. 안 교수는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강연은 '명화를 보면 호르몬이 보인다'라는 주제로 안 교수의 저서인 '뭉크 씨, 도파민 과잉입니다'에 나오는 그림과 호르몬 조절을 통한 건강 증진 방법에 대한 설명의 순으로 이어졌다.
안 교수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객원교수 생활을 마치고, 연세대 의과대학 혈관대사연구소 소장, 대한 내분비학회 학술이사 등을 맡았다. 현재는 강남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안 교수는 △EBS 명의 △KBS 생로병사의 비밀 △아침마당 등에 출연하며 호르몬 건강 상식을 알렸다. 저서로는 △젊은은 나이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든다 △근육에서 나오는 만능호르몬, 마이오카인 △뭉크씨, 도파민 과잉입니다 등이 있다.
강연에 앞서 CEO 북클럽의 총괄 디렉터인 정갑영 고문(전 연세대 총장)이 강연 소개를 했다. 정 고문은 "피카소가 예술은 사실이 아닌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보다도 더 진실한 것을 꾸미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날 강연의 운을 뗐다.
정 고문은 "나는 경제학자인데 '명화속의 경제'라는 책을 썼다”면서 "초상화를 보고 호르몬을 발견하고, 풍경을 보고 호르몬을 판별하는 일은 대단한 것이다. 오늘 명의로 소문난 안 교수가 강의를 진행한다"고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 안 교수 건강 비법 '식습관 개선‧꾸준한 운동 통해 식욕‧성장‧수면 호르몬 조절'
안 교수는 강연에서 명화를 보여주며 건강해지는 방법을 설명했다. 건강을 책임지는 3대 호르몬인 식욕 호르몬과 성장 호르몬, 수면 호르몬을 관리하는 방법을 쉽게 설명하고, 생활 속의 실천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먼저 많은 시민을 위한 호르몬 전도사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손목 터널증후군 수술을 받고 부작용에 시달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부모와 적절한 상담을 미리 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되짚어 보게 됐다"면서 "아침마당 등 TV 생방송에서 방청객의 질문을 받는 시간을 통해 환자와 소통하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라는 것을 알면서 호르몬 전도사 역할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안 교수는 EBS 명의에 총 5회 출연하고,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 50회 정도 자문을 하면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의사로 거듭났다.
안 교수는 "도파민이 우리 몸의 호르몬을 조절하고, 호르몬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 호르몬 패턴이 사람의 운명을 가르는 기본 바탕이 될 수 있다"면서 "현대사회는 호르몬을 기반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데, 호르몬의 영향은 영원하다. 이 관점에서 8번째 저서인 ‘불멸의 호르몬’을 작성하고 있다"고 현재 활동도 소개했다.
본격 강연을 시작한 안 교수는,"사람은 같은 그림을 봐도 즐거울때가 있고, 우울할 때가 있다"면서 "호르몬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했다.
안 교수는 "사람의 몸에는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등 3500~4000개의 호르몬이 존재한다"면서 "호르몬의 일종인 도파민은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뭉크의 작품인 ‘절규’를 보여주며 "도파민이 적절하면 남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고 사랑을 시작하게 하지만 너무 많으면 집착을 불러일으키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한다"면서 "조현병 환자나 뭉크처럼 감정 조절이 어려운 사람에게서 도파민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고흐의 해바라기 사진을 보며 안 교수는 "고흐는 그림을 팔지 못해서 우울한 삶을 살았는데 힘든 삶을 보내며 알게 된 고갱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고갱이 해바라기 그림을 칭찬하고 나서부터 노란색에 집착하고 꽃, 가구 등 모든 것을 노란색으로 채색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호르몬 문제의 대표적인 예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에 문제가 생긴다. 여성이 남성보다 갑상선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 8배 많은데, 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여성 우울증 환자에게 갑상선 기능을 개선하는 약을 투여하고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울증에서 벗어나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안 교수는 '회춘 호르몬 회복 3주 프로젝트'를 통해 호르몬 조절을 하고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에 따르면, 1주차에서는 식욕 호르몬을, 2주차에서는 성장 호르몬을, 3주차에서는 수면 호르몬을 조절하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안 교수는 "식욕과 성장, 수면 호르몬이 조화를 이루면 좋다"면서 "호르몬 조절을 통해 건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인슐린 조절을 통해 식욕을 조절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슐린은 식욕과 관련된 호르몬이다. 인슐린 관리를 잘 해야 혈관이 깨끗해진다"면서 "인슐린 분배가 안되면 혈당 조절이 어렵고 식욕 조절이 안된다. 인슐린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도 분해하므로 인슐린 분배가 안되면 혈관에 기름이 쌓여서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르누아르의 '뱃놀이 일행의 오찬' 그림을 보여주고 "어떤 음식을 먹는지가 중요하다. 그림에 나온 식사의 메뉴가 당 지수가 높은 것들"이라면서 "국수나 수박 등 당 지수가 높은 음은 피하고, 당 지수가 낮은 음식인 딸기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식후에 당 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는 것을 추천했다.
안 교수는 2주차 훈련으로 성장 호르몬 조절을 위한 운동법을 소개했다. 그는 "사람의 근육이 20대 이후 10년마다 14.4%씩 줄어들어서 70대가 되면 20대의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면서 "성장 호르몬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골다공증이 증가하고, 근육량이 감소한다. 뇌 기능 저하로 인지 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고 피부 노화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호르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올리는 성장 호르몬 촉진 운동법과 의자를 잡고 서서 발끝과 발뒤꿈치를 드는 운동법을 매일 하면 근육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생활속의 성장 호르몬 유지 방법을 소개했다.
안 교수는 "성장 호르몬을 살리기 위해서는 살코기와 해조류, 고등어, 연어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좋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운동을 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한 근육 유지 방법도 설명했다. 그는 "운동을 하면 마이오카인 호르몬이 나온다. 이 호르몬은 성장 호르몬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마이오카인 기반의 약품을 섭취하면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3주차 도전 과제인 수면 호르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작품을 보여주며 멜라토닌이 부족한 사람의 모습을 설명했다.
그는 "그림을 보면 뱀과 꽃 등이 예쁜데 여성이 많이 피곤해 보인다. 멜라토닌이 부족해서 그렇다. 멜라토닌은 뱀 같은 파충류에서 발견되는데 여성의 머리를 뱀이 감싸고 있다"면서 "멜라토닌은 피부와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멜라토닌이 부족하면 수면이 부족하고 기미가 생긴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나이가 들면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유가 멜라토닌이 부족해서다. 늙을수록 수면 호르몬이 감소해 잠을 자기 힘들어지고 수면의 질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멜라토닌을 증가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그는 "멜라토닌은 미토콘드리아에서 나오는데, 몸의 재생과 심신의 안정을 관장한다. 세포가 휴면기에 들어갈 때 멜라토닌이 만들어진다"면서 "멜라토닌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하고 감사하기와 많이 웃기, 하루 30분씩 햇볕 쬐면서 걷기도 좋은 방법이다"면서 "멜라토닌에 좋은 음식으로는 멸치와 갑각류, 두유, 우유, 바나나 등이 있다"고 추천했다.
안 교수는 스트레스 관리 방법도 추천했다. 안 교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악기 연주를 하거나 시를 쓰고, 조종 연습을 한다"며 건강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마르크 샤갈의 ‘나의 마을’ 작품을 공유하면서 "샤갈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고향을 생각하며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다"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를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을 많이 만나고 취미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일 수 있다"면서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