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사장 용퇴' NH투자증권, 차기 CEO 적임자 찾기 신중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3.06 08:17 ㅣ 수정 : 2024.03.06 09:18

소통.원칙 내세운 정영채 사장...차기 CEO에 업계 '촉각'
사장 후보 숏리스트, 윤병운·유찬형·사재훈 내외부 3인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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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3인으로 좁혀지면서 업계 관심이 뜨겁다. [사진=NH투자증권]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NH투자증권 차기 대표이사가 누가 될지 업계 관심이 뜨겁다. 3연임을 거듭하며 NH투자증권 전성기를 이끈 정영채 사장이 용퇴의사를 밝혀  차기 수장 후보는 3명으로 좁혀졌다.  

 

정 사장은 2018년 대표에 취임한 이후 줄곧 실적을 경신하는 데 일조했던 만큼, 거물급 인사의 퇴임 소식에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아직도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무게감에 버금가는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다. 업계 전반에 걸쳐 경험·지식을 두루 갖춘 CEO(최고경영자)로, NH투자증권은 이를 대체할 적임자 찾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 숏리스트 확정…윤병운·유찬형·사재훈 내·외부 삼파전 예고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소집해 차기 사장 후보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로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정했다.

 

이들 세 후보는 다음주 이사회까지 치열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군을 살펴보면 먼저, 내부 출신으로는 이름을 올린 윤병운 부사장은 1993년 NH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정 사장과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며 함께 NH투자증권의 ‘IB 명가’로 키운 일등공신이란 평을 받는다. 

 

윤 부사장은 커버리지(담당 종목) 분야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은 NH투자증권의 대표 '베테랑 RM(영업 담당)'으로 알려졌으며, 회사 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고 평가돼 꾸준히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돼 왔다. 특히 지난해 ‘IB2사업부’ 대표도 겸직하며 존재감이 커졌다.

 

유찬형 후보는 농협중앙회에서 회원종합지원본부 상무와 기획조정본부 상무,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을 거쳐 농협중앙회 측 인사란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다만 증권 경험이 없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 취임과 맞물리면서 NH투자증권 안팎에선 눈치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외부 인사인 사재훈 전 부사장은 삼성증권 홀세일본부장과 자산관리(WM)본부장 등을 거쳐 채널영업 부문장을 역임했다. 사 전 부사장 지휘 아래 삼성증권은 예탁자산 규모가 300조원을 돌파하는 등 WM 명가로 거듭났다. 자연스레 올해 화두인 리스크 관리 적임자란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WM 부문과 IB 부문을 나눠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CEO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CEO를 교체한 주요 증권사 6곳 모두 증권·자산운용 출신 전문가를 임명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사장은 업계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온 인물이지만 장수 CEO가 점차 사라져 아쉬움도 있는 것 같다”며 “대형사인 NH투자증권의 차기 CEO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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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모습]

 


■ 정영채 사장. 3연임 내 '굵직한 업적'들 남기고 용퇴


 

정 사장은 전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용퇴’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숏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정 대표는 새로운 NH투자증권을 위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떠나기로 한 것이다. 

 

정 대표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서 IB부장·인수부장·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05년 NH투자증권으로 옮겨 이후 13년간 IB 부문 대표를 맡은 ‘IB통(通)’으로 불린다. 

 

정 사장은 2018년 오너 없는 초대형 IB에서 첫 사장이다. 이후 IB의 역량을 녹이고자 시스템을 체계화 했고, 리테일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여의도 파크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관을 진행해 10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수수료 수익을 거둬 회사 성장을 이끌었고, 당기순이익도 2018년 3614억원에서 지난해 5739억원까지 끌어올렸다. 

 

2021년에는 창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대라는 기록을 경신했다. 취임 당시 5년 이후 경상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조기에 달성하면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취임과 동시에 업계 최초로 CDO(Chief Digital Officer)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의 디지털 플랫폼 나무(Namuh)는 2020~2021년간 신규 계좌 410만 개를 유치하며 증권업계 대표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3연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롱리스트(1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면서 4연임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정 사장은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이번 주총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 판단했다"고 게재해 4연임 도전설을 직접 일축했다. 

 

그러면서 ”2005년 IB 대표로 출발해 CEO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며 "제대로 한 것이 있는지 돌아보면서 많은 반성을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사장은 금융투자회사 CEO의 고충도 언급했다. 정 사장은 "금투사 CEO, 어려운 자리인 것 같다"며 "우선 자본시장을 잘 이해해야하고 미래를,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하며 다른 금융업과는 달리 시장에서 존재해 끊임없는 변화, 가격 탐색 요구에 대응하고 시시각각의 판단이 조직의 흥망성쇠와 연결돼 있어 여타의 업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이달 11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한 명을 선임하고, 이달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주총)에서 차기 대표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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