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SK디스커버리 CDMO로 체질 개선 시도 中...산적한 과제 뛰어넘을까

최정호 기자 입력 : 2024.02.28 11:00 ㅣ 수정 : 2024.02.28 13:41

연매출 7000억원 SK케미칼 제약바이오 사업부 매각 취소
SK바이오사이언스 적자 전환, 파이프라인 8개 연구개발비 부담 커
SK디스커버리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제약바이오 사업부 성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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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디스커버리]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SK디스커버리 산하 제약바이오 사업의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SK케미칼의 제약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철회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적자전환하면서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사업 다각화와 외형 확장을 위해서는 제약바이오 사업이 두각을 드러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근인으로 꼽힌다. 최근 SK그룹과 SK디스커버리가 계열 분리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산업 부진으로 최창원 부회장에게의 고민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의 제약바이오사업부의 매각 작업이 최근 취소됐다. SK케미칼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 ‘글랜우드PE’와 업무협약을 맺고 6000억원에 제약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시도했는데 무위로 돌아간 것이다. 

 

SK케미칼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대내외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SK디스커버리 핵심 사업 ‘제약바이오’ 실적 부진  

 

SK케미칼 제약바이오 사업부는 연매출 7000억 원 이상 올리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SK케미칼 내 친환경 소재 사업은 승승장구하고 있어 제약바이오 사업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SK케미칼은 큰 돈을 받고 사업부를 매각하고 친환경 소재 사업 확대에 집중하는 게  차라리 좋다는 말도 나온다.  

 

또 SK디스커버리가 신규 사업으로 CMO‧CDMO 사업 비중을 늘리는 것도 정통 제약 사업 입지가 좁아지는데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5년간 2조4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는 매출액의 34.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게임체인저급 백신을 개발하며 CDMO기업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백신 CDMO기업의 사업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큰 질병이 유행하지 않은 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지난 2021년 929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20년에는 225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엔데믹이 시작된 2022년과 2023년은 각각 4567억 원,369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 상황에선 CMO 사업을 통해 기존 개발 백신들을 위탁 생산하는 게 현실에 맞다는지적이 나온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미 다른 CMO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를 감수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 사업 다각화와 외형 확장 위해 제약바이오사업 흥해야

 

SK디스커버리는 현재 SK 내 별도 그룹으로 분리돼 있다. 최창원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 지분 40.18%를 소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분율은 0.11% 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상 최 부회장의 지배력만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SK디스커버리가 SK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과 SK가스, SK디엔디를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에 종속돼 있다.       

 

SK가스는 연매출 8조 원 규모로 SK디스커버리의 주력 기업이다. 부동산 개발 기업 SK디엔디도 매출이 큰 기업이 아니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가 커져야 사업 다각화와  외형 확대를 시도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국내 최초 개발 신약 항암치료제 ‘선플라주’를 만들어낸 기업이다. 제약바이오에 진심이다.그러나 최 부회장이 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각이라는 초강수까지 둬가며 CMO·CDMO 위주로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제약사업부 매각 실패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적자 전환, 최근 불거진 SK플라즈마 투자 유치 난항 등의 문제로 최 부회장의 고심의 골은 당분간 더 깊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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