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의무 3년 유예'로 올림픽파크포레온 최대 수혜주 되나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여야가 21일 실거주의무 3년 유예안에 합의했다.
실거주의무가 3년 유예되면서 전국에 있는 약 5만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대형단지가 최대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오전 국토법안소위에서 실거주의무를 3년 유예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2월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실거주의무제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가 직접 거주하도록 해 투기를 막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주택법에 따라 2~5년 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전세를 주고 잔금을 치르려던 수많은 서민들이 큰 타격을 입게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여야가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예안으로 대형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절대적인 물량 자체가 적은 소규모 단지들은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지만 대형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 '올림픽파크포레온' 수분양자, 가장 큰 수혜 입을 듯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실거주의무 적용 단지는 전국 72곳, 4만7595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1만5000여가구는 올해 입주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입주 예정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서울시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들어선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에 85개동으로 이뤄진 1만2032가구에 이르며 올해 11월 입주할 예정이다.
1만 가구가 넘게 들어서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실거주의무제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다.
정부가 올해 1월 3일 내놓은 부동산대책'이 사실상 '올림픽파크포레온 살리기 정책'이란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현 정부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대량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양권 전매제한 1년 축소 △실거주 의무 폐지 △전용면적 84㎡(25평) 청약 당첨자를 위한 12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 허용 △무순위 접수 유주택자 허용 등을 담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 조치로 '분양 미달'이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결국 '완판'에 성공했지만 실거주의무가 폐지되지 않아 수분양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 역시 수혜가 기대되는 단지다. 3069가구로 구성된 메머드 단지인 래미안라그란데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이후 최대 단지로 주목 받았다. 이에 따라 1순위 청약에만 3만7000여건이 몰려 평균 79대1, 최고 24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스투데이에 "실거주의무 요건이 완화되는 것은 시장에 단비와 같다"며 "대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은 입주물량이 많아 이에 비례한 전세물량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A씨는 "입주가 임박한 시점에 대규모 전세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3년 유예안, 시장에 어떤 영향 미치나
정부의 이번 조치로 전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은 5만2147건으로 한 달 전 물량(5만4873건)에 비해 4.9% 줄었다.
오는 3월 학기 시작과 이사철 등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한 점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목동과 대치동 등 전세 수요가 많은 학군지는 그 오름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28만9399가구다. 이는 2022년(33만3023)과 2023년(36만6528)과 비교했을때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입주물량이 적어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당장 내 집 마련보다는 집값 추이를 관망하며 임대 주거를 택하는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대수요가 늘면 전세 가격이 오르며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도 오를 수 있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 매매시장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집을 사는 것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아 임차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올해 입주 물량 자체가 적어 전세가격 상승 분위기가 두드러지지만 실거주의무 유예안으로 전세가격 상승을 오히려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