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월세 상승 심상치 않다...'전세사기‘ 나비효과 본격화

김성현 기자 입력 : 2023.12.18 05:00 ㅣ 수정 : 2023.12.18 05:00

월세, 고금리·전세사기 여파로 가파른 상승세
아파트·오피스텔 월세 가격·수요 일제히 올라
전세사기 피해자, 9786건으로 1만명 시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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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월세 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다. 

 

미국발(發) 고(高)금리 영향과 최근 불거진 전세사기 충격으로 전세가 아닌 월세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 수요자들이 고금리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아파트·오피스텔 월세, 가격·수요 일제히 상승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국토부) 실거래가격시스템에 신고된 아파트 월세(전세보증금 제외) 계약을 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02만원이다.  올 1~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평균 가격은 2021년(90만원)과 비교해 13.33% 올랐다.

 

또한  지난해 월세 평균금액(98만원)에 비해 4만원 이상 올랐으며 2년 전인 2021년 평균금액(90만원) 대비 12만원 상승했다. 이는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월세 수요·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도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 거래량은 3만6068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월세 △1만~59만원이 39.5%(1만4234건) △60만~99만원이 48.1%(1만7351건)를 차지했다. 특히 1만~59만원이 차지한 비중(39.5%)은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1~11월 기준)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거래량이 가장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싼값의 월세 매물을 찾기 힘들다는 얘기다. 

 

서울 오피스텔 1만~59만원 월세 거래 비중은 2014년 71.9%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69.5%), 지난해 (45.9%) 등 7년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비해 월세 60~99만원 오피스텔은 거래량과 비중이 모두 역대 최고 수준를 기록했다. 서울 기준으로 올해 1만7351건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숫자다.

 

100만원 이상 월세 매물은 4483건(12.4%) 거래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 여파로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며 고액 월세가 늘어나고 있다"며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고액의 오피스텔 월세 계약 비중도 커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다세대/연립주택, 전세는  감소, 월세는 증가

 

이처럼 아파트와 오피스텔 월세 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전세 사기에 따른 나비효과로 분석된다. 

 

세입자들은 지난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다.

 

소위 '빌라왕'이라 불리는 이들의 전세 보증금 사기 행태로 전세사기 피해자가 지난 6일 현재 1만명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 5월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 시킨 후 6월 1일자로 시행에 나섰다. 이 법은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정부가 경·공매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546건이 심의를 거쳤고 419건이 전세사기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됐다. 특별법이 시행된지 6개월 가량 지난 시점에서 피해지원위원회가 인정한 피해자는 9786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전세 피해자가 많이 생겨 전세 시장이 위축되고 월세 시장이 고공행진을 펼칠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5월부터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지난 5월까지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월 평균 거래량은 전세가 월세에 비해 약 2000건 가량 많았다.

 

그러나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부터 12월까지 통계에 따르면 전세와 월세 거래량 차이는 월 평균 약 500건 가량으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와 매물 감소로 내년 전세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난달 21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한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매매는 1% 내외, 전세는 2% 내외 상승할 것"이라며 "전세가 매매보다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공급자들과 수요자들을 직접 대면하는 공인중개업소 의견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사기와 고금리 등으로 전세 수요는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월세 수요는 상승세"라며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수요자들의 월세 선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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