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 30대 여성 의약품 종사자와 항공업계 관련자가 이끌어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제조업, 서비스업 중심으로 늘었다. 제조업은 의약품과 식료품, 자동차 분야에서 가입자 수가 늘었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분야 가입자수는 줄었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와 항공‧여객,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늘었고, 건설업은 업계 불황으로 6개월 연속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과 50대, 30대 가입자 수는 늘고, 20세 이하와 40대 가입자수는 줄었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 이하 ‘고용부’)는 13일 ‘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 결과’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지난해보다 34만1000명(+2.3%) 늘어난 1505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9만8000명, 서비스업이 23만5000명 증가했고, 건설업이 2000명 감소했다.
■ 1월 제조업 가입자수 전년比 2.6%P 증가…의약품 분야 가입자수 1만 6000명 증가
제조업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포인트)p증가한 382만7000명이다. 금속가공(+2만5000명, +7.8%)과 식료품(+9만8000명, +2.6%), 자동차(+9000명, +2.4%), 기타운송장비(+1만2000명, +9.6%) 등 종사자가 늘었고, 전자·통신(-4000명, -0.7%), 섬유(-3000명, -2.9%) 등은 줄었다.
제조업 주요 업종을 살펴보면 반도체와 전자부품 가입자수가 줄면서 전자‧통신 제조업 전체 가입자수가 감소했다. 반도체 산업 가입자수가 1200명 줄고, 디스플레이, 회로기관 등 전자부품 산업 가입자수가 2600명 줄어들면서 전자‧통신업 전체 가입자수는 전년 동월대비 3만7000명 감소한 54만4000명으로 드러났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와 판매가격 하락으로 이차전지 수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전기장비 가입자수 증가폭이 감소했다. 전기차 성장 둔화로 지난달 이차전지 수출액은 26.2%p 급락한 5억 9000만 달러를 보였다. 지난달 전기장비 가입자수는 전월 대비 6100명 늘어난 24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증가수는 지난해 11월 8900명. 12월 7300명으로 매달 줄어들고 있다.
의약품 분야 가입자 수는 9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6000명 증가했다.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알약과 캡슐, 시럽, 주사제 등 완제품 중심의 의약품 업종 종사자가 늘었다. 이는 의약품 증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4%p 증가한 7억200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의료‧정밀‧광학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00명 늘어난 11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방사선장치와 치과용기기 렌즈 등 의료용기기 분야 가입자가 1400명 늘어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 1월 서비스업 가입자수 증가세, 보건복지업‧대면서비스업 등이 견인
서비스업은 보건복지에 대한 수요와 항공‧여객 이용수 증가, 연말연초 대면서비스업 호황의 영향으로 가입자 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지난달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p 증가한 103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서비스업 가입자 증가수는 지난해 6월 24만5000명에서 같은해 9월 23만1000명, 12월 18만3000명으로 둔화하다가 지난달 급증했다. 이는 보건복지업과 연말 특수를 맞이한 대면서비스 관련업 가입자수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보건복지(+11만4000명, +5.9%), 숙박음식(+4만명, +5.7%), 사업서비스(+3만6000명, +3.3%), 운수창고(+2만3000명, +3.6%), 예술‧스포츠업(+2900명, +1.9%) 위주로 증가했고, 도소매(-1만8000명, -1.1%), 부동산업(-2000명, -0.6%)은 감소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건복지업은 보건‧복지수요 증가에 힘입어 꾸준한 가입자수 증가가 예상되고, 대면활동증가와 구매방식 변화, 서비스 영역 외주화 등의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과 사업서비스업, 운수창고업 가입자수도 당분간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지난달 항공 관련업 가입자 수도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항공여객‧물동량 증가에 창고운송관련 가입자 수가 14만명 늘었고, 항공 운송업 가입자 수가 1만7000명 증가했다.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 관계자는 13일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항공 화물 B/L(선하증권)건수는 2022년 12월 672만건에서 지난해 동월 1127만건으로 67.7%p 급증했고, 항공 여객수는 2022년 12월 656만2000명에서 지난해 12월 941만6000명으로 43.5%p 증가했다"며 "항공 업계 호황이 고용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박‧음식점업 가입자 수는 지난달 3만9600명 증가했다. 외부활동이 늘어나면서 숙박업(+2000명)과 음식점업(3만2300명) 종사자 수가 늘었다. 특히, 한식음식점업 가입자 수가 1만5600명 늘어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외식물가 상승으로 구내식당업 가입자 수가 8900명 늘어난 점도 주목할만하다.
숙박‧음식점업 가입자는 여성(+2만7800명)이 주도했고, 연령별로는 60세 이상(1만1100명)과 30대(1만900명)가 많았다. 숙박‧음식점업 가입자 증가폭은 지난해 6월 5만1900명을 기록한 후 같은해 9월 4만8300명, 12월 4만명으로 줄고 있다.
도매업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 300명 감소한데 이어 11월 1500명이 감소했다. 지난달은 2200명 감소하면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이는 29세 이하 남성의 가입자 수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소매업은 가전제품‧정보통신장비 소매업 종사자수가 3100명 줄어들었고, 종합소매업 종사자도 4400명 감소했다.
지난달 예술‧스포츠업 가입자 수는 전년 1월보다 1.9%p증가한 15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창작‧예술‧여가관련업이 공연기획과 공연시설 운영 중심으로 8000명 늘었고, 스포츠‧오락관련업은 골프장, 수영장, 종합스포스시설을 중심으로 2000명 증가했다.
건설업은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넉달간 78만명을 유지하다가 12월 77만9000명으로 소폭 감소하더니 지난달 77만5000명으로 줄었다.
■ 여성이 남성 대비 증가폭 우위…60세 이상‧50대 가입자수 급증
여성 가입자 증가폭이 남성보다 크고, 60세 이상 연령대와 50대 가입자 수 증가가 두드러졌다. 29세 이하와 40대 가입자수는 감소했다.
성별로는 지난달 남성 가입자가 84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만명 증가했고, 여성 가입자는 665만1000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18만1000명 늘어나 여성 증가폭이 남성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19만7000명) ▷50대(+12만5000명) ▷30대(+7만2000명) 순으로 증가했고, 29세 이하(-4만7000명)와 40대(-6000명)는 감소했다. 29세 이하와 40대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는 인구 감소에 큰 영향을 받았다. 산업별로는 20세 이하의 경우 도소매(-2만800명), 정보통신업(-1만5800명), 사업서비스(-8900명) 등에서 가입자 수 감소가 크게 나타났고, 40대는 건설업(-1만2600명), 도소매(-7200명), 부동산업(-5100명)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20세 이하 연령층의 정보통신업 가입자 수 감소는 미래 산업 성장과 관련해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40대 종사자가 많은 건설업과 부동산업 침체도 중년층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고용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