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카지노산업과 일자리창출 ④] 도박도시에서 가족 관광지로 탈바꿈한 라스베이거스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1.24 20:53 ㅣ 수정 : 2024.01.24 20:53

라스베이거스 대표 쇼 중 하나인 오쇼는 누적매출이 10억달러에 달하고 관람객수가 18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방문객 유치에 큰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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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과 함께 글로벌 게이밍산업이 부흥기를 맞고 있다. 도박과 경기는 흔히 반비례한다는 속설처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게이밍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게이밍 산업은 크게 카지노, 복권, 스포츠베팅 등으로 구분된다. 2023년 기준 전세계 게이밍 산업 매출은 1조달러(약 1330조원)를 넘어섰다. 2022년 대비 20% 가량 증가했는데, 이 중에서도 카지노산업은 코로나19 직격탄에서 완전히 벗어나 날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카지노산업은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되는 산업으로 꼽힌다. 도박산업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이 카지노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황을 생생한 현지취재를 곁들여 살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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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공연중인 마이클잭슨 원쇼. [라스베이거스=정승원기자]

 

 

[라스베이거스=정승원기자] 라스베이거스 하면 떠오르는 헐리웃 영화는 ‘벅시’나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 등의 음침하고 우울한 영화가 대부분이다. 라스베이거스의 탄생과정에 마피아가 깊숙이 개입한 것은 너무도 유명한 얘기이고, 도박중독자나 알콜중독자들이 한때 라스베이거스를 점령했던 것도 사실이다.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 그랜드호텔 근처에는 마피아 박물관이 있는데, 이 곳은 미국의 갱문화와 이에 맞서 싸운 FBI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30달러 정도를 내고 입장권을 구입해서 박물관을 둘러보니 마약과 술, 도박, 마피아 등이 라스베이거스를 상징하던 오래전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는 지금은 도박도시가 아니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미성년자의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는 대부분의 다른 주의 카지노들과 달리, 라스베이거스 카지노호텔은 부모 손을 잡고 카지노 플로어를 걷는 아이나 청소년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슬롯머신이나 테이블 의자에 앉지 못할 뿐, 보호자와 함께 카지노 객장 안을 돌아다니는 것은 허용된다.

 

라스베이거스가 도박도시에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관광도시로 바뀌고 있는 것은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네바다게임통제위원회(NGCB)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평균 연령은 2022년 기준 43.2세로, 2019년의 46.2세에 비하면 3세 가량 젊어졌다. 커플이나 가족단위 방문자의 비율 역시 78%로, 2019년의 65%에 비해 13%P 증가했다.

 

NGCB 홍보담당 제리미 맥카티씨는 “관광객들이 라스베이거스에서 머물면서 카지노 게임에 쓰는 돈은 평균 717달러로 2019년의 591달러에 비해 21% 가량 증가했다”면서 “여기에 숙박비와 식비, 각종 쇼에 들어가는 돈을 고려한다면 하루평균 1200달러를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오래된 쇼 하면, 오쇼와 카쇼 등이 손꼽힌다. 1998년 처음 공연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벨라지오 카지노호텔의 오쇼는 누적매출이 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공연횟수가 1만1000회에 달하고, 관람객수는 1800만명에 달한다. 범위를 전세계로 넓히면 86개국에서 공연이 진행되었고, 4억명 이상이 이 쇼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MGM그랜드 카지노호텔을 대표하는 카쇼의 경우도 2004년 첫 공연이후 20년째 가장 사랑받는 라스베이거스의 대표적인 쇼로 손꼽히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이외에도 세계 최대 가전제품박람회인 CES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F1 그랑프리대회를 비롯해 각장 이벤트성 대회를 꾸준히 유치하며 관광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K팝을 대표하는 BTS가 2022년, 2023년 이곳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얼리전트 스테디움에서 진행한 댄스 공연 역시 수 십만명의 팬을 불러모으며 3500만달러 이상의 티켓파워를 과시한 것도 라스베이거스의 쇼비즈니스를 상징하는 이벤트로 꼽힌다.

 

라스베이거스의 성공적인 변신에 자극받아 다른 주의 많은 카지노호텔들도 공연과 이벤트를 마련하여 가족단위로 카지노를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점은 도박의 폐해만 부각되고 있는 한국의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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