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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미 노동시장③

이직은 옛말? 경기 찬바람 불자 달라진 고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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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3.11.07 23:26 ㅣ 수정 : 2023.11.07 23:26

인력서비스 업체 아데코가 공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현 직장에 머물고 싶어하는 근로자 작년 61%에서 올해는 73%로 크게 늘어나, 경기침체 여파로 이직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을 끈질기게 괴롭혀온 미국 노동시장 과열이 결국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열된 노동시장은 미국의 물가상승을 자극하며 연준의 인플레 목표치(연2%)를 위협하던 최대 요인으로 꼽혔었는데, 상승세가 뚝 꺾였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이 향후 차갑게 냉각될 것이란 신호는 아직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과열양상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통계만으로도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노동시장 현황과 향후 금리, 증시에 미칠 영향을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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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혼잡한 출근길.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인력 서비스 업체 아데코는 코로나 기간 크게 늘었던 이직자들이 지금은 절반이하로 줄어들었다. 이 회사가 지난달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 직장에 머물고 싶어 하는 근로자가 작년 61%에서 올해는 73%로 늘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뜨겁게 달아올랐던 미 노동시장의 기세가 한풀 꺾이자 이직을 생각하는 직원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해 4월 3%에 달했던 총 퇴사율(총고용에서 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월 기준 3개월 연속 2.3%를 유지했다. 퇴사율이 0.7%P 줄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코로나 기간 미 노동시장의 특징은 더 좋은 임금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대사직(great resignation)이란 표현으로 불렸던 이 현상은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시제가 되고 있다. 계속되는 고금리로 경기가 식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인력을 끌어가는 빈도 역시 빠르게 줄어가고 있다.

 

상황이 빠르게 변하자 근로자들 역시 몸 사리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직을 택하느니, 차라리 지금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여파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이직자가 많이 나오지 않아 직원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고용시장은 상반기 과열을 걱정하던 상황에서 지금은 차분하다 못해 냉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율은 9월(33만6000명) 대비 반토막 이상 줄어 15만명 증가에 머물렀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7만명에도 못 미쳤다.

 

특히 고용시장 과열의 진앙지로 여겨졌던 여가접객업 일자리는 지난 12개월간 월평균 5만2000건 증가했는데, 10월에는 그 증가폭이 1만9000건으로 반토막 이상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접객업 분야는 일자리 중에서도 가장 이직이 쉬운 업종으로 꼽힌다. 그런 업종에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돈을 더 준다면 기존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이직하던 사례가 이제 더 이상 일반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고용시장 과열을 걱정어린 시선을 지켜보던 연방준비제도(연준) 입장에서는 고용시장 둔화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던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연준에 목표치가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연 2%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치라고 진작부터 밝혀왔다. 고용시장이 둔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달성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연준 인사들 중에서도 매파로 분류되는 그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완전히 끝났다. 문제를 해결했다’고 선언하기에 앞서 더 많은 지표를 확보하고 경제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인 2%로 낮추기 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도한 통화 긴축정책을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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