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엔씨소프트 현직 면접관 4명의 합격 꿀팁, "연쇄 질문은 공격이 아닌 딴 의도 있어"

박진영 기자 입력 : 2023.10.18 03:56 ㅣ 수정 : 2023.10.18 03:56

관행적 예측과 전혀 다른 인사담당자들의 속마음과 상이한 판단 기준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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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23 NCSOFT 신입공채 채용설명회’에서 엔씨소프트 현직 면접관 4명이 프로그래밍 직무 지원자에게 면접 준비 노하우를 공개했다. 왼쪽부터 제이콥 아나운서 김인중 면접관, 임수재 면접관, 정희성 면접관, 최진섭 면접관. [사진=엔씨소프트 온라인 채용설명회 캡처]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엔씨소프트가 최신 기술 개발과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인재 수시 모집에 한창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핵심 직무인 프로그래머 분야의 인재 채용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엔씨소프트 현직 면접관이 프로그래머를 대상으로 면접 준비 방법을 안내하는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취재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엔씨소프트는 모바일‧온라인 게임의 개발과 서비스 제공을 포함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관련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다. 주력 모바일 게임으로는 리니지 시리즈가 있고, 온라인게임으로는 리니지를 포함한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 길드워2 등이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급성장하던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올해 경쟁사들의 새로운 게임 출시로 주춤해졌다. 엔씨소프트의 영업 이익은 2021년 3391억1232만원에서 지난해 5759억8663만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전반기 영업 이익은 1113억5461만원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과 해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3월 Project M을 통해 AI 기술 기반 디지털 휴먼을 선보였고, 올해 하반기부터 자체 개발 AI 플랫폼을 사내에 오픈해 실제 게임 개발에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인재 채용을 통해 해외 사업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까지 올해 반기 기준 영업수익의 35%가 해외(로열티 포함)에서 발생했다. 엔씨소프트는 일본과 대만, 미국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해외 사업 전략에 힘입어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준비도 빨라졌다. 기업의 핵심 직무인 게임 프로그래밍 부문에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9월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말하기의 어려움으로 면접에서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프로그래머들이 많은 업계 특성상 면접 능력을 향상을 돕는 온라인 설명회도 진행했다.

 

뉴스투데이는 ‘2023 NCSOFT 신입공채 채용설명회’에서 엔씨소프트 현직 면접관 4명이 프로그래밍 직무 지원자에게 면접 준비 노하우를 공개한 내용을 분석했다.

 

■ 신입사원 서류‧면접 전형의 핵심 평가 기준= 자기소개서에 적은 ‘핵심 키워드’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

 

이 코너는 아나운서 제이콥이 엔씨소프트 면접관인 김인중, 임수재, 정희성, 최진섭 씨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 4명은 모두 엔씨소프트 현직 개발자로 근무 중이기도 하다. 

 

먼저 신입사원 서류와 면접 전형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정희성 면접관은 탄탄한 기본기와 핵심 키워드를 잘 서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면접관은 “탄탄한 기본기가 중요한 이유는 현업에 투입되면 정답이 있는 것보다는 없는 문제를 더 많이 접하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기본기를 바탕으로 정답을 찾아야 한다. 논리적 사고를 통해 응용하면서 답을 찾는 것이 좋다”고 준비 방법을 말했다.

 

이어 정 면접관은 “핵심 키워드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 자기소개서에 ‘구글 API연동’ 이라고 적었다면, 면접관은 구글 API 연동을 해본 경험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을 잘하면 키워드에 대한 질문을 이어나간다. 이후 파생된 용어에 관한 질문에도 계속 답을 잘하면 HP 프로토클에 관한 질문까지 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하나의 핵심 키워드를 알고 파생된 용어까지 숙지해 나가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직무를 충분히 깊이 있게 공부했고,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신뢰도가 향상된다”며 직무에 관한 키워드를 정확하게 알고 분석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이콥 아나운서는 정 면접관의 의견을 듣고 연이은 질문을 하는 것이 지원자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동의했다. 정 면접관은 “계속해서 질문한다고 지원자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관심이 생기고 매력적이어서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개인적인 의견을 말했다. 제이콥 아나운서는 정 면접관의 생각이 모든 회사, 모든 면접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다. 

 

■ 언변이 부족한 지원자= 면접관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고 아는 수준에서 답하면 좋은 결과 있어

 

제이콥 아나운서는 개발자가 언변이 뛰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다.

 

제이콥 씨의 질문에 정 면접관은 “지원자가 성향에 따라서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경우도 있고,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 소극적인 경우도 지원자의 잠재력(potential)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면접관은 현장에서 잠재력을 끌어내도록 계속 질문을 하게 된다. 걱정하지 말고 면접관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서 지원자가 아는 수준에서 답을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프로그래밍 신입사원의 면접 태도= 프로그래밍에 대한 높은 관심과 풍부한 경험을 드러내야

 

프로그래밍 신입사원이 갖춰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이 있냐는 질문에 임수재 면접관은 “프로그래밍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친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자신만의 경험과 표현으로 정리하고 서류나 면접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임 면접관은 본인도 면접 때 이런 노력을 많이 했다며 소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을 말해 좋은 결과를 얻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구체적으로 개인 프로젝트와 소규모로 팀을 짜서 게임을 만들었던 경험을 어필했다”며 “신입이다 보니 프로그래밍 실력이 낮아도 호의적으로 받아줬다. 결과보다는 어떻게 아이디어를 끌어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중요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 면접관이 뽑고 싶은 지원자= 게임 만드는 일을 즐기는 사람 

 

면접관들이 선호하는 지원자의 유형은 차이가 있다. 면접관들은 기업의 인재상과 직무 역량에 맞춰서 지원자를 뽑지만 중요하게 보는 관점은 조금씩 다르다.

 

먼저 최진섭 면접관은 일을 즐기는 지원자를 선호했다. 최 면접관은 “그동안 쌓아온 포트폴리오를 보거나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면 '이 지원자는 정말 게임 만드는 게 재밌나 보네'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며 “이런 생각이 드는 지원자는 꼭 뽑아서 같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면접관 본인도 게임을 만드는 것이 즐겁다고 말해 자신과 유사한 지원자를 선호하는 면접관의 특성을 드러냈다. 

 

임 면접관은 “지원자들을 많이 만나보면 유독 설명을 잘하는 지원자가 있다. 본인이 작성한 코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왜 그렇게 작성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백한 지원자를 보면 일을 잘한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며 “포트폴리오나 작업물을 소개할 때도 설명을 논리적으로 하고 근거를 명확하게 하면 입사 후에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면접관에 제안한 취업 준비 노하우= 실무 관련 서적을 독서하라 / 자기소개서에 적은 핵심 키워드를 사용하며 소통하라

 

취업준비생이 현직자를 만나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현업에서 근무하는 선배가 노하우를 가지고 취업에 성공한 경험이다. 김인중 면접관은 게임 개발자만을 위한 특별한 면접 준비 노하우를 공개했다. 김 면접관은 실무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 방법을 추천했다. 그는 “면접을 준비할 때는 이론서보다는 실제 코드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가 만든 책을 읽는 것이 좋다”며 취업준비생이 읽으면 좋을만한 책을 추천했다.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라는 책을 추천한 김 면접관은 “이 책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얘기가 아닌 실제적으로 적용 가능한 좋은 코드들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읽고 개인에 적용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 면접관은 면접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 면접이라는 철학을 가진 정 면접관은 “면접은 지원자와 면접관의 첫 만남이다. 만남에서 핵심 콘텐츠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다”고 말하며 “입사서류에 담겨있는 키워드들과 소통하면서 지원자의 잠재력을 얼마만큼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핵심 키워드를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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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지난 9월 진행된 ‘2023 NCSOFT 신입공채 채용설명회’에서 면접관이 진행자의 질문에 O, X로 답하는 형식으로 '커리어토크1' 후반부를 진행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온라인 채용설명회 캡처]

 

■ 면접관들의 7문 7답...빈출질문에 대해 O, X  방식으로 답변

 

면접 현장에서 선호하는 지원자를 쉽게 알기 위해 마련한 이번 코너는 면접관이 진행자의 질문에 O, X로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총 7개의 질문 중 모두 동의를 하거나 반대를 한 항목은 2개였다. 나머지 5개의 문항에서 면접관들이 각각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어 취업준비생의 주목을 끈다. 

 

Q. 면접에서 모든 지원자들의 자기소개를 듣나요?

 

A:이 문항에 4명의 면접관 모두 자기소개를 듣는다고 답했다. 김인중 면접관은 “자신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면 면접자를 좀 더 이해하고 면접을 시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Q. 면접 시 적극적인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한가요?

 

A:3명의 면접관이 적극적인 사람이 면접에 유리하다고 답하고 1명은 반대했다. 최 면접관은 “면접에서 적극적인지 아닌지를 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원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고 그 생각을 정리해서 잘 전달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하며 “그렇다고 너무 소극적이어서 자신의 생각 자체를 표현하지 못한다면 불리하다”고 강조했다.

 

Q. 프로그래밍 직무 면접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질문만 하나요?

 

A:김 면접관은 면접에서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질문만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게임 서버를 만들 때는 프로그램 직무의 전문성이 매우 중요하다. 게임의 요구 사항 분석과 설계, 구현, 테스트까지 전문성 있는 질문을 깊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면접 준비를 할 때 모두 준비하면 좋은데 시간이 부족하다면 프로그램 직무에만 집중해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시간이 촉박한 지원자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김 면접관은 채용 전체에 있어서는 인성이라는 요소도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Q. 면접에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만 뽑나요? / 엔씨소프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만 뽑나요?

 

A:정 면접관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만 뽑는다고 답하고 나머지 3명은 반대했다. 정 면접관은 “업무를 할 때 이왕이면 관심이 있어야 한다. 엔씨소프트에서 파생되는 업무들이 결국에는 게임과 관련이 된다. 그래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조금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만 뽑을지 물어보는 질문에는 4명 모두 ‘아니다’라고 답했다.

 

Q. 전공과 학점을 중요하게 보나요?

 

A:면접관 4명 모두 전공과 학점을 중요하게 본다고 답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프로그래밍이라는 특수한 직무와 관련해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 면접관은 “프로그래밍 관련 전공자일 경우 전문성을 가진 지원자일 확률이 높다”며 “타 지원자에 비해서 학점이 높다는 것은 성실함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장 면접관은 “결국은 학점이 학교에서 얼마만큼 열심히 연구했는지 비교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며 “학점이 높은 지원자에게 결과적으로 회사에 와서도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고 말해 학점과 전공 모두 중요하게 보는 엔씨소프트의 채용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Q. 코딩 테스트를 잘 본 사람이 채용에 유리한가요?

 

A:임 면접관은 코딩 테스트 점수가 높다고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게임은 혼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팀과 협업해서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준다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면접관 3명은 코딩 테스트를 잘 본 지원자가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 엔씨소프트 지원자를 위한 응원의 한마디

 

A:온라인 채용설명회의 마지막은 면접관 4명의 응원과 마무리 인사로 장식됐다. 김 면접관은 엔씨소프트 프로그래밍 직무에 관심 있는 지원자들에게 “취업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 텐데 ‘애쓴 일은 반드시 남는다’는 말처럼 지금 겪고 있는 과정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면 좋겠다”며 “좋은 동료와 함께 게임을 만드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엔씨소프트에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면접관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나쁠 수 있지만 노력 없이 결과가 좋을 수도 없다. 마찬가지로 지원해서 불합격할 수 있지만, 지원 없이는 합격할 수도 없다“며 꿈꾼다면 도전하는 지원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 면접관은 “준비한 것들을 후회 없이 잘 표현하면 좋겠다. 꼭 입사해서 함께 게임을 만들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응원했고, 최 면접관은 언젠가 합격할 날을 생각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하면 좋겠다. 모두 좋은 결과를 얻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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