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광고, 더 좋은 광고, 가장 좋은 광고 박카스와 스위첸은 어떤 광고일까?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좋은 광고는 광고에 대한 공감이 자연스럽게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호감으로 이어져 제품을 파는데 도움을 주는 광고다.
더 좋은 광고는 광고주의 만족뿐 아니라 소비자도 만족시키는 광고다. 가장 좋은 광고는 광고주와 소비자의 만족을 넘어 공동체까지도 만족시키는, 다시 말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광고다.
그 대표 사례 중 하나는 박카스 광고 캠페인이다.
박카스는 일상 속 사소한 소재들을 광고적 인사이트로 풀어낸 광고로 많은 공감을 받아왔다. 창립 60년을 기념하며 선보인 광고들은 공익광고보다 더 노골적인 사익(사회적 이익)광고다.
[늘 당신 곁에, 박카스 60주년 캠페인]이라는 런칭 광고는 대한민국 60년 동안의 주요 이슈들과 시대상을 보여주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다. “각자의 자리를 지켜준 당신의 60년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라는 카피처럼 광고를 보는 우리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느껴지게 만든다.
[대장간]편에서는 대장간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망치질하는 모습과 함께 “아버지에서 아들로 세대를 잇는 당신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부산타워]편에서는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 아찔한 높이의 타워 유리창을 닦는 작업자들의 일하는 모습과 함께 “고된 작업에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당신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그러나 평소에는 관심조차 없고 오히려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산소처럼 우리가 평소 관심을 주지 못했던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묵묵히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광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또 하나의 대표 사례는 스위첸 [문명의 충돌] 캠페인이다.
스위첸은 전작인 [문명의 충돌 시즌 1]에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4년차 부부가 겪는 차이와 갈등을 공감가게 그려낸 광고를 만든 적이 있다. 이제 겨우 적응이 되어가는 두 부부에게 아기라는 새로운 문명이 출현하여 또다시 문명의 충돌이 벌어진다.
아기가 태어나며 끼리끼리 잘 먹고 잘 자고 잘 살던 부부의 생활이 완전히 바뀐다. 모든 것의 중심이 아기로 이동하고 부부들은 오직 아기를 돌보는 노예로 전락한다.
신혼 때의 로맨스는 아기 돌보는 일을 제대로 못하는 또 다른 노예에 대한 원망으로 바뀐다. 아기에 대한 불편과 스트레스는 불만과 분노로 바뀌며 다른 노예에게로 향한다. “내가 이러려고 아이를 낳았나?”라는 자괴감이 느껴질 만큼 말이다.
그래도 결론은 “근데 뭐 둘보다는 셋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하나 더 낳고 싶기도 하고”라는 부부의 속마음처럼 해피엔딩이다.
아기로 인한 어려움은 아기로 인한 행복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너무나 뻔한 공익적인 메시지로 마무리 된다. 이러한 엔딩 때문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공작이라는 음모론이 떠돌기도 했다.
음모론자들의 말처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공작이라면 정말 오랜만에 성공적인 공작을 하나 수행한 것이며 칭찬받을 만 하다.
그 동안 수십, 수백 조를 써도 도대체 어디에 돈을 쓰는지, 제대로 쓰는 건지, 성과는 있는지 관심조차 없던 국민들이 이 광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니 말이다.
이 광고 하나가 출산율을 높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가족과 아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아기를 낳고 키우는 일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공감하게 하는, 더 나아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아기와 엄마를 만나면 그들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고 아기에게 “까꿍”하며 인사할 만큼의 배려심은 만들 것이다. 이러한 사소한 변화들이 모여 기적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