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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으로 전장 옮기는 은행권···“향후 실적 경쟁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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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8.27 07:52 ㅣ 수정 : 2023.08.27 07:52

4대 시중은행 기업대출 669조원까지 증가
가계대출은 역성장···당국 부채 억제 나서
가계 막힌 은행 기업에서 성장 활로 찾아
경기 둔화에 연체·부실 우려는 경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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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그동안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에서 경쟁하던 은행권이 기업금융으로 전장을 옮기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장사 비판과 가계대출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기업금융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기업대출 잔액은 총 668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2조6000억원(3.7%)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동반 성장한 결과다. 

 

올 상반기 기준 기업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국민은행이 167조3000억원으로 가장 앞서고 있지만 우리은행이 160조815억원으로 맹추격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55조168억원, 155조56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업 대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10조5463억원에서 127조9027억원으로 17조3564(15.7%)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업대출 증가액의 대부분을 대기업 대출이 책임졌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548조163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조8771억원(1.4%)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전체 원화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국민은행 50.6% △신한은행 54.7% △하나은행 55.3% △우리은행 55.7% 수준까지 높아졌다. 

 

은행권에선 앞으로 가계대출을 늘려가는 데 제한이 따를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은행들의 ‘이자 장사’ 비판이 잇따른 데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가계부채 억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업금융은 이런 환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이 은행들에 매력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매분기 기업대출 증가 추이를 봤을 때 기업들의 수요 역시 꾸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대출은 건당 액수 자체가 크기 때문에 은행의 여신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기업대출 금리는 연 5.32%로 가계대출(4.81%)보다 0.51%포인트(p) 높았다. 은행 입장에선 높은 이율로 더 많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가계대출을 많이 늘려가기 어렵고, 비대면 금융도 계속 활성화돼 은행간 변별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여신 잔액을 늘려가는 데 가장 중요한 분야는 기업대출이다. 이 분야에서 성적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 부진 우려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는 경계해야할 부분으로 꼽힌다. 최근 가계대출 뿐 아니라 기업대출에서도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황 악화에 고금리가 겹쳐 기업의 상환 능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일례로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0.28%로 전년 말(0.23%) 대비 0.05%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0.16%에서 0.23%로 0.08%p 올랐는데, 기업대출이 상승폭은 작지만 절대 수치는 높게 형성돼 있다. 

 

집중 관리가 필요한 분야는 중소기업 대출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37%다. 대기업 대출은 0.11%로 양호한 수준인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43%에 달한다. 전월(0.51%) 대비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잠재 부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연체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연체・부실채권 정리 확대 등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지속 유도할 예정”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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