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로 몸집 키운 저축은행, 재무건전성은 '경고등'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9.15 07:24 ㅣ 수정 : 2022.09.15 07:24

상반기 저축은행업계 총자산 133조원대…최고치 경신
기업대출 규모 70조원대로 가계대출 보다 2배 가량 높아
BIS 자기자본비율 12.88%로↓, 고정이하여신비율 3.33%로↑
저축은행업계 "대손충당금 확대로 부실 가능성에 선제적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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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저축은행들의 덩치가 커지는 가운데 성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순이익과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 2분기 금융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33조3832억원으로 분기마다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성장은 기업대출을 확대한 영향이다. 기업대출은 70조756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25조3104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39조6514억원으로 6조1875억원 늘었다. 담보별로는 같은 기간 담보대출이 67조1535억원으로 21조1491억원 늘었으며, 신용대출은 39조534억원으로 10조2096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가계대출과 비교해 2배 가량 높고, 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비교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총자산 기준 상위 저축은행 10개사(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모아‧상상인‧OSB)를 살펴보면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2분기 52조49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70조200억원으로 17조5300억원(33.4%) 증가했다. 

 

이들 10개사의 기업대출 규모는 지난해 2분기 21조8600억원에서 34조2200억원으로 12조3600억원(56.5%) 급증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이처럼 기업대출 확대에 힘입어 크게 성장했지만, 건전성은 악화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2019년 말 15%까지 올랐으나 이후 감소세를 보여 올해 2분기에는 12.88%까지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33%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올랐다.

 

BIS 자기자본비율이란 부실채권, 대출금 등 위험자산 대비 은행이 보유한 자본 비율을 나타낸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체 대출 가운데 고정 이하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낮을수록 건전성이 높은 것이다.

 

저축은행업계가 기업대출을 확대한 배경에는 가계대출총량 규제가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업계대출 총량제를 대형사 기준 지난해 21%에서 올해 14% 수준으로 대폭 강화했다.

 

이처럼 기업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대출의 경우 가계대출과 비교해 규모가 큰 반면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또 위험관리비용 등이 가계대출에 비해 높아 수익성이 악화가 전망된다.

 

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한 점도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지점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계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1조9000억원이다. 지난 2020년 1분기 12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70%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 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게 되면 기업대출 리스크가 심화할 수 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 '금융부문: 가속화되는 금리 인상기조, 자산건전성/유동성 저하 리스크에 집중할 때'에서 "자본성장에 비해 과도하게 빠른 자산성장세로 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했다"면서 "포트폴리오 위험 증가를 고려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권에서 2분기 대손충당금을 직전 분기 대비 3배까지 확대했다"면서 "선제적으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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