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종투사 진입 총력전…'3세 경영' 순항하나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올해 본격적으로 오너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덩치를 키우며 대형사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달 이지스자산운용과 본사 사옥 ‘대신343’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신343은 서울 을지로에 있는 건축연면적 5만3000여제곱미터(㎡)의 지하 7층~지상 26층 건물이다. 시장 평가가치는 6500억~7000억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소유주인 대신증권이 매각에 나선 만큼 실제 매각가는 이보다 약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이 대신343을 매각하는 것은 자기자본 규모를 키워 올해 안에 종투사 자격을 신청하기 위해서다.
앞서 대신증권은 최근 주요 임원진을 비롯한 경영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안에 종투사를 신청한다는 내용의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종투사가 되기 위한 별도기준 자기자본 요건은 3조원인데, 지난 2분기 말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조1007억원으로 약 9000억원 정도가 모자란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대신343을 포함해 국내외 자산 일부를 매각하고 계속 보유할 국내 부동산의 평가가치를 재평가받는 등 여러 방식으로 연내 3조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종투사로 지정된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총 9곳이다.
대신증권이 국내 ‘10호’ 종투사가 된다면 기존 사업 체계보다 더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투사는 기업에 대한 직접 대출과 헤지펀드 업무를 포함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할 수 있으며, 기업금융(IB) 업무에 한해 신용공여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또 금융당국이 지난달에 규정한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라 종투사는 일반 환전 업무까지 취급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일반 환전은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춘 종투사가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은 경우에만 기업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이 같은 종투사의 이점들은 원년을 맞은 양홍석 부회장 경영 체제와 최근 가속하고 있는 대신증권의 성장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이어룡 회장의 아들인 양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앞서 20년 가까이 의장을 지낸 이 회장이 자리를 넘기면서 3세 경영 체제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 부회장은 1981년생으로 앞서 2007년 대신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력을 쌓았다. 이어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와 대신증권 전무 등을 거쳐 2021년부터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인 11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대신증권은 관련 충당금을 전혀 쌓지 않으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CFD 사업 관련 검토를 했으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도입하지 않았다”며 “부동산 PF 사업도 보수적인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 카사를 인수하면서 증권업계 신사업인 토큰증권발행(STO) 시장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오는 9월 카사 인수 후 첫 공모인 ‘압구정 커머스 빌딩’ 조각투자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중소형 증권사 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힘든 업황에서 양호한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으며, 종투사 지정 시 사업가능 범위가 늘어나 추가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사는 그룹사 편입 후 첫 공모를 진행하는데, 청약 시 대신증권 조각투자 전용 계좌 개설이 필수적”이라며 “타사의 경우 상품계좌를 사용하는데, 대신증권은 별도 계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신사업 의지도 확인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