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하반기 전망 트리거는...충당금 덜고, 부동산 리스크 변수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8.18 07:38 ㅣ 수정 : 2023.08.18 07:38

증권사들 하반기 트리거는 '거래대금 증가' 꼽혀
상반기 우려, 충당금은 대부분 덜면서 해소 평가
IB·해외대체투자 여전히 우려...실적 변동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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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하반기에도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올 상반기는 넘쳐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 이슈 속 대체로 선방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거래대금 증가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및 CFD 충당금 적립에도 전년 대비 순이익이 성장한 것은 거래대금 증가로 꼽힌 만큼, 하반기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378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9% 늘었다. 이차전지를 충심으로 국내 증시가 회복된 영향이다.

 

실제 하반기 들어서도 거래대금은 증가 중이다. 지난 6월 19조1271억원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7월 27조215억원으로 훌쩍 올라섰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1일 기준 25조117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중국 경제의 불안과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리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1,342원까지 올랐고, 주식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이달 초 2,660을 넘겼던 코스피지수는 2,520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앞서 대신증권(003540)은 코스피가 단기 매물 소화 과정을 거쳤다며 7∼8월에 2,800선 돌파 시도를 예상했고, 메리츠증권은 하반기 2,900선까지 보는 등 올 중순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은 2,700~3,000선이었다. 

 

증권가는 증권업에 대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각종 악재를 뛰어넘을 만큼 2분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실적이 좋았고 3분기 거래대금도 늘어날 것으로 봐서다. 이로 인해 리테일이 강점인 증권사가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가손실 및 충당금 악재를 뛰어넘는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며 "코스피 대비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거래대금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수치인 21조원 이상을 지키며 기존 추정치 대비 양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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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합산 수탁수수료 및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의 추이 및 전망. [자료=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전문가들은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등 전통 투자은행(IB)과 운용 부문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상반기 기업공개(IPO) 공모액은 크지 않았으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많아 하반기 ECM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금리로 미뤄졌던 회사채 물량이 발행되면서 DCM 시장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운용 부문 역시 금리 안정화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등을 통해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실적을 위협했던 충당금 규모도 일단락됐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CFD 등에 대한 상반기 우려는, 관련 충당금 적립이 2분기 중으로 대부분 털어버린 만큼 향후 추가적인 적립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시장에서 우려한 증권사 CFD 미수채권으로 인한 상반기 실적 쇼크는 없었다. 일례로 키움증권(039490)은 우려를 샀던 CFD 관련 충당 비용을 일시에 적립해 향후 실적에 부담을 덜었다. 키움은 2분기에 PF 및 CFD 관련 충당금을 800억원 쌓았다. 

 

한국투자증권은 CFD·부동산 PF에 보수적 대응을 위해 2분기 충당금 1000억원가량 적립했다. 다만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했음에도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IPO 수수료 이익으로 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냈다. 

 

금융지주 계열사 KB증권이나 신한투자증권도 CFD나 부동산 충당금이 200억원 이하로 나왔다. NH투자증권(005940) 충당금 적립 규모는 300억원으로, 예상보다 충당금이 적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CFD를 취급하지 않아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만 220억원 쌓았고, 대신증권(003540) 역시 CFD가 없어 별도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았다. 삼성증권(016360)은 2분기 금융자산 손상 손실이 670억원가량 발생했다.

 

반면 부동산 리스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증권사들이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 부동산 평가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반영했듯이, 향후 부동산 경기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부동산 PF는 매입약정·매입확약 익스포저에 따른 우발채무 발생 위험 외에도,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신규 개발 감소로 실적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부동산의 경우, 익스포저에 따라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평가·처분손실, 펀드 배당금 미지급으로 인한 금융수지 악화 등이 우려된다.

 

이에 부동산 관련 손익 방어력이 어느 정도인지가 하반기 관전 포인트다. 상대적으로 주기가 긴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단기간 내에 이전과 같은 수익성을 회복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적지 않은 충당금을 쌓으면서 추가 충당금에 따른 이익 훼손 우려는 다소 완화됐으나,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았던 증권사의 경우 신규 PF 딜 부재로 인한 수수료수익 감소와 해외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펀드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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