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스크에도 실적 선방...하반기엔 리테일·해외 공략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8.12 08:03 ㅣ 수정 : 2023.08.12 08:03

증권사 실적 대체로 선방, 브로커리지 수익이 긍정적 영향
삼성증권·키움증권...하반기, 리테일에 집중하며 실적 방어
수익원 삼아 해외 진출...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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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리스크들 속에서도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개선하자, 하반기 리테일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등 겹악재에 실적 우려가 있었으나, 막상 올해 받아든 상반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준수한 수준이었다. 

 

올 2분기 들어 이차전지 중심의 투자 열기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리스크들 속에서도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개선하자, 하반기 리테일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 대형 증권사 위주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해 수익찾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돈다. 여러 방면에서 성장 방안을 모색해 수익 활로를 넓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증권사 실적 대체로 선방, 브로커리지 수익이 긍정적 영향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를 둔 증권사인 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총 3937억원으로 전년 동기(3415억원) 대비 15.3%(522억원) 증가했다.

 

이들 증권사 5곳의 경우, CFD 미수금·부동산 PF 손실 대비를 위해 쌓은 대손충당금 규모에 따라 증권사의 상반기 실적을 가르는 핵심 요소였다. 

 

하지만 일부 실적 부진을 낸 증권사 외에 증권사 전반이 상반기 선방한 요인으로는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이 실적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체 시장 거래대금이 지난 1분기 20조5000억원에서 2분기 24조3000억원으로 18.5% 급증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채권 운용 손익 축소, 부동산 관련 충당금 비용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2분기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은 전 분기 대비 10%대 증가하며, 실적 방어의 핵심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 리테일 강자 삼성증권·키움증권...상반기, 리테일에 집중할 듯

 

삼성증권(016360)은 핵심 경쟁력 리테일 기반 강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2% 증가한 5421억원, 순이익은 40.1% 늘어난 4042억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삼성증권은 2분기 CFD·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500억원 쌓았고, 전 분기 호조를 보였던 운용이익 부문에서 큰 폭 감소했다. 하지만 수수료이익과 이자이익은 15% 내외 증가하며 연환산 자기자본수익률(ROE) 9.5%의 고수익성을 유지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2분기에만 고액자산가 수가 1만4000명 가량 늘면서, 리테일 전체 고객자산은 9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고객 자산규모는 287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수수료수익 중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기업금융(IB) 등 전 부분에 걸쳐 개선 추세가 이어지면서 내용적으로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039490)은 CFD 리스크를 딛고 올 2분기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시장이 들썩거렸던 이차전지 테마 랠리에 힘입어 거래대금 증가 수혜를 본 데다가, 해외 대체투자와 부동산 PF 노출도가 낮은 영향이다. 

 

키움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809억원, 지배주주순이익 1334억원을 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14%와 22.76% 증가했다. 다만 직전 분기보다는 53.49%와 54.38% 감소했다. 상반기 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42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70.3% 급증했다. 

 

키움증권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주식 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17% 증가해 실적을 이끌었다. 키움증권은 18년 연속 국내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등 리테일 부문에서 점유율 30%대를 차지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플랫폼 증권사로서 리테일 시장지배력은 지속되는 가운데 일평균 거래대금 회복에 따른 최대 수혜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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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은 남은 올 하반기 해외에서 수익원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freepik]

 

■ 상반기 리테일 강화...개인 투자자들 “모시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실적 결과를 확인하면서, 전략으로는 하반기 이벤트를 늘리는 형태로 리테일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를 불로 모으고자, 투자지원금을 지원하거나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이벤트 등을 열고 있다.

 

먼저 대신증권(003540)은 국내외 주식을 회사로 옮기고 거래 시, 상금을 주는 ‘옮기GO 거래하GO 상금받GO’ 이벤트를 다음달 8일까지 연다. 이벤트는 두가지로 진행된다. ‘주식 옮기기’와 ‘주식 거래하기’ 이벤트로, 수수료 무료 혜택과 상금 혜택까지 제공한다. 

 

KB증권은 국내선물옵션의 코스피200 위클리옵션과 개별주식선물 상품 상장에 따른 '위클리옵션 & 주식선물로 행운을 잡으세요!' 이벤트를 오는 10월 13일까지 진행한다.

 

이 외에도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타사 주식을 자사 계좌로 옮기면 투자지원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하나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고객 대상으로 투자지원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8월 말까지 실시한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내년 1월31일까지 약 6개월간 해외선물옵션 수수료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삼성증권도 해외선물 무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해외선물 거래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선물·옵션거래 수수료 할인 행사를 오는 9월 30일까지 열리고, 교보증권 역시 최초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시 교보문고 ‘e-교환권’ 1만원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다음달 말까지 진행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도 2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실적이 나온 것”이라며 “이차전지 열풍에 그나마 주식거래가 많아져 실적 부문이 어느 정도 메꿔진 걸 눈으로 확인했고, 하반기 대부분 증권사가 리테일 고객 잡기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원 삼아 글로벌 진출...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박차

 

주요 증권사들은 남은 올 하반기 해외에서 수익원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만 수익을 내기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들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며 성장 모멘텀 발굴에 한창이다. 그러면서 해외 각지를 공략하거나, 일반인 고객 대상 사모펀드 운용에도 나선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중순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사무라이채권은 일본 채권시장에서 외국 기업·정부가 발행하는 엔화표시 채권으로,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사례는 처음이다. 

 

또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사 설립 계약도 체결했다. 합작회사 ‘SF 크레딧파트너스’(SF Credit Partners)는 연내 정식 출범 후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수익 채널 다각화를 위해 일반인 대상 사모펀드 운용 사업에 직접 진출한다.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에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인가 등록을 마쳤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이미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며 '글로벌 탑티어 IB'로 도약 중이다. 현지 해외법인 10개와 사무소 3개를 운영하며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올해 상반기에만 27만 계좌가 늘어나며,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개시 이후 1년여 만에 고객 계좌수 37만개를 돌파했다. 신용공여 서비스 또한 출시 이후 600억원을 돌파하며 온라인 브로커리지 증권사로 성장 중이다

 

이밖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아시아 외 선진국에서 현지금융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해외 진출 18년 만에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는 물론 중국, 홍콩,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 전 세계 16개 지역 39개 현지법인 및 사무소를 운영하며 네트워크를 확장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사업 환경은 도전의 연속이지만, 해외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혁신기업 투자를 지속하면서 장기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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