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러 벽 뚫은 천연가스, BOIL KOLD 뒤바뀐 처지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구촌이 신음하는 가운데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3달러를 넘어섰다. 천연가스는 이달 들어서만 20% 가량 올랐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9월 선물가격은 개장초 전장보다 8.14% 오른 100만 BTU(열량단위) 당 3.0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천연가스가 3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 1월이후 처음이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올해 2달러를 몇차례 위협하다가 지난 3월 중 2달러 후반까지 치솟았으나 3달러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후 천연가스는 2달러 중반에서 한동안 움직이다가 최근 폭염으로 인한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꾸준히 올랐다.
미국에서는 최근 한 달 이상 폭염이 계속되면서 미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7000만 명이 '열 주의보' 또는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어갔다. 유럽 역시 역대급 폭염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 등에서 탈진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폭염주의보와 함께 해수면 온도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5세대 국제 기후대기 재분석'(ERA5)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세계 해수면 평균 온도가 섭씨 20.96도로 집계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는 직전까지 역대 최고치였던 2016년 3월의 20.95도보다 0.01도 높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3달러를 넘어서면서 뉴욕상업거래소 천연가스 선물가격 하루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BOIL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보다 12%이상 올라 77달러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천연가스 선물가격 하루 상승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LD는 전장보다 12.37% 하락한 45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KOLD는 지난 6월초 장중 92달러까지 치솟았으나 2개월만에 반토막이 났다.
국제원유가격도 동반상승하고 있지만 상승폭은 매우 제한적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33% 오른 83.2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0.32% 상승한 86.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국제곡물가격은 석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4일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23.9로 전월(122.4)보다 1.3% 상승했다. FFPI는 24개 품목의 국제 가격 동향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2014~2016년 평균 가격이 기준점(100)이다.
FAO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결정 이후 수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바라기씨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작년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127.0까지 떨어졌다. 4월 소폭 반등했다가 5월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7월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가격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매월 비교해 집계한다.
품목별로는 곡물, 육류, 유제품, 설탕 가격이 하락했고, 유지류 가격은 상승했다. 지난달 유지류 가격지수는 129.8로, 전월 대비 12.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