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는 기우? 미국 2분기 GDP 시장전망치 웃도는 2.4% 증가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간)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종료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2023년 후반부터 경기침체 예상을 철회했다”면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의 예상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미국 상무부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 2.4%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지난 1분기(2.0%)보다도 성장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2분기의 성장세가 소비 지출, 비주거용 고정투자, 주 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출, 민간의 재고 투자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작년 6월 9%를 웃도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놀라 고강도 금리인상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많은 시장전문가들은 갑작스런 긴축기조로 인해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연준은 작년 6월부터 10연속 금리를 올렸고 작년 6월과 7월, 9월, 11월에는 금리를 각각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경제 연착륙에 대한 우려나, 증시 하락 같은 다른 요인은 쳐다보지도 않고 오로지 인플레이션 하나만 잡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은 시장경제에 충격을 던져 경기를 급격하게 위축시킬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미국 경제는 각종 지표를 발표할 때마다 경제가 여전히 건강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특히 실업률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오히려 고용시장이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5월 미국취재과정에서 느낀 것이지만, 미국은 현재 사람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서비스산업이 특히 심각한데, 상점 곳곳에 ‘구인중’(now hiring)이라는 공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작년말과 올초 대규모 정리해고 열풍이 불었음에도, 일선에서는 사람을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노동시장이 과열을 우려할만큼 뜨거운 가운데 인플레이션 바로미터인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6월 9.1%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줄곧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도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은 미국경제가 쉽게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 전문가 10명 중 7명 이상은 향후 1년간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의 7월 설문조사결과 응답자 71%가 ‘향후 12개월간 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할 확률은 50% 이하’라고 답했다.
직전 조사인 지난 4월 설문에서는 ‘경기침체 확률이 50% 이하’라는 응답자가 절반에 그쳤으나, 경기 연착륙을 낙관하는 전문가가 3개월사이 20%P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향후 1년간 경기침체 확률이 25% 이하’라고 답한 이코노미스트도 4명 중 1명이 넘었다고 NABE는 전했다.
뉴욕증시는 올해 예상과 달리, 뜨거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은 작년말 대비 주가가 2배이상 올랐고, 거의 대부분 기업들이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뛰었다.
연준이 7월 정례회의에서 6월 한 차례 쉬었던 금리인상을 다시 재개했음에도 뉴욕증시는 바로 다음날 오름세를 나타냈다. 일단 주식을 팔았다가 경기침체가 찾아오면 다시 주식을 매입하겠다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가가 별다른 조정없이 계속 오를 경우 초조함이 더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증시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