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세계최대 놀이공원 디즈니월드 옆에 교도소를 세우겠다는 이유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4.20 01:10 ㅣ 수정 : 2023.04.20 01:10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 주의회가 아이들 대상으로 사실상 성소수자 차별을 부추기는 교육법안을 만들자 디즈니월드 직원들 강력히 반발, 공화당 대선후보인 디샌티스 주지사까지 나서 "디즈니월드 옆에 교도소 지을 수 있다" 엄포 놓으며 디즈니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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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올란도에 있는 디즈니월드가 플로리다 주의회가 주도한 성소수자 차별법안에 반기를 들었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플로리아 올란도에는 세계 최대 놀이공원인 디즈니월드가 있다. 1971년 개발되지 않은 호수 늪지대를 활용하여 조성된 이 놀이공원은 당시 플로리다의 전폭적인 유치노력에 힘입어 개발되었고, 50년이상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휴양시설로 손꼽히고 있다.

 

디즈니월드를 유치하기 위해 플로리다주는 1967년 올란도 일대 2만5000에이커에 달하는 방대한 땅을 놀이공원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이른바 리디 크리크 개선지구(RCID)로 지정했다.

 

디즈니월드 일대가 특별지구로 지정되면서 디즈니월드는 플로리다를 대표하는 놀이공원과 휴양시설로 자리매김했다. 디즈니월드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7만5000명 이상을 고용했고 연간 5000만명 넘는 관광객을 끌어모아 디즈니는 물론, 플로리다 경제에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최근 디즈니월드가 정치적 논란의 한 복판에 뛰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디즈니월드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발단은 플로리다가 성소수자 차별정책을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강경한 보수 성향의 플로리다 주의회는 지난해 5월 공립 초등학교 3학년까지 성 정체성 및 젠더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스스로 게이임을 밝히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른바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Don't Say Gay) 법이 통과되고 저학년 학생들에게 성소수자 차별을 사실상 종용하자 진보 성향의 디즈니가 법안에 반기를 들었다.

 

디즈니월드에서 일하는 수 만명의 직원들이 회사에 관련법 통과에 따른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했고, 밥 체이펙 당시 CEO가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디즈니가 공개적인 반발에 나서자 디샌티스는 직접 주의회에 디즈니에 대한 특별 세금 혜택 등을 박탈할 것을 요청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의회는 주지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디즈니에 대한 특별 세금혜택 등을 철폐하는 법안을 통과했고, 디샌티스 주지사가 바로 서명하면서 이 법은 올해 6월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디즈니월드가 떠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12억달러에 달하는 빚을 갖고 있는 디즈니월드가 특별지구에서 해제되면 플로리다 주민들의 세금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더욱이 디즈니월드는 특별지구 내에서 소방 및 도로 유지관리 등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는데, 특별지구가 해제될 경우 그 비용 역시 고스란히 플로리다주가 짊어져야 할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플로리다 주의회는 특별지구를 관리하는 RCID 이사진 5명을 주지사가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디샌티스 측근들이 디즈니를 간접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명칭도 RCID에서 중부 플로리다 관광감독지구(CFTOD)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기 직전에 기존 친 디즈니 이사들이 디즈니 측에 유리한 30년 장기 협정을 행정지구 감독위원회와 비밀리에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샌티스 측은 법적 대응 예고와 함께 디즈니월드 자산을 몰수하거나, 디즈니월드 옆 부지에 교도소를 지을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극히 작아보이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아이들 동심을 대표하는 디즈니월드 옆에 교도소를 세울 수 있다는 디샌티스의 발언은 워싱턴 정가에서도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어떤 결말로 치달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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