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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채 ETF' 매수 급증…'추가 금리 인상·달러 약세'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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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7.18 07:34 ㅣ 수정 : 2023.07.18 07:34

이달 순매수 1위 '미국 장기채 3배 추종 ETF'
상위 1~4위까지 美 장기채 ETF 전부 휩쓸어
연준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1회 인상 확률↑
추가 인상시 투자 매력 하락…환차손도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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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이달 들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다가 달러도 약세를 보이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전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 상위 4개는 모두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3X'(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로, 해당 기간 총 1억1854만달러(약 1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미국 장기채의 1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순매수 2위도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약 5458만달러(약 6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3위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다. 총 4726만달러(약 6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해당 상품은 일본 엔화를 통해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최근 엔저가 나타나며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뒤를 이어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바이라이트'(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가 약 4227만달러(약 53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투자 상위권에 미국 장기채 ETF가 단 한 종목인 것과 비교하면 선호하는 투자처가 바뀐 양상이 나타났다.

 

해당 기간 순매수 1위는 이달과 마찬가지로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3X였으며, 2위에는 나스닥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쇼트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가 올랐다.

 

이어 미국 반도체 성과를 3배로 역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콘덕터 베어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와 고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JP 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이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연준 긴축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에 저점 투자를 노리고 장기적으로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면 채권 가격의 하락이 멈추고, 이후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한다면 고금리 시기 발행된 채권 수요가 많아질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높아진 채권 ETF를 매도해 차익을 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ETF는 지난 3월 이후에는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자금이 유입됐다"며 "낮은 예금 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채권형 ETF의 상대적 매력도가 여전히 높고, 이미 높은 수준의 금리에서 추가 금리 상승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해 금리 상승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 매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햇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0%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4.0%)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으며, 시장 전망치(3.1%)도 밑돈 수준이다. 이어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단 0.1% 오른 것으로 나타나며 3년 만에 최소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되자 연준의 금리 인상을 바라보는 시장 전망치도 최소 두 번에서 한 번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운영 중인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5.25~5.50%로 결정할 확률은 98.6%이다. 이어 오는 9월과 11월, 12월에 기준금리가 25bp 추가 인상된 5.50~5.75%로 결정될 확률은 각각 14.5%와 28.5%, 21.6%에 불과하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시장의 큰 둔화 없이도 디스인플레이션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9월 FOMC까지 두 번의 CPI 발표가 남았는데, 그 안에 디스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이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연내 FOMC가 이달을 제외하고 세 차례나 남아있는 만큼, 추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재점화돼 추가 인상이 나타난다면 채권형 ETF에 대한 투자 매력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최병욱 연구원은 "주식형 ETF에는 자금 유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지만, 채권형 ETF는 반대로 자금 유출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유입된 자금들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된다면 손실 우려 자금이 유출돼 순유출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됐던 달러 강세가 최근 약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밤사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지표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565에 장을 마감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채권 전문 PB는 "미국 달러채 같은 상품은 단기적인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보다 자산 현황과 관계없이 수년 정도 장기적으로 달러를 보유하려는 사람이 진입해야 하는 상품"이라며 "최근처럼 달러 약세 환경에는 환차손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해외 상품에 투자할 때는 환헤지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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