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7.12 16:57 ㅣ 수정 : 2023.07.12 16:57
실제·가상공간에서 고객 경험 연결하고 넓히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청사진 50조 투자해 연 성장률 7%·영업이익률 7%·기업가치 7배 등 '트리플 7' 제시 취임 551일 조주완 대표, '3C 2S' 경험 영역에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B2B 가속화·신사업 등 3대 축 중점 육성 초개인화·구독·스마트홈 접목한 'Haas 기업'으로 탈바꿈 전장사업, 2030년까지 20조원대 '글로벌 톱 10'기업으로 키울 방침 '차세대 먹거리' 전기차 충전 사업 강화 위해 제품 개발과 생산능력 확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가전은 역시 LG로 대표되는 과거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진정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
LG전자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비전 발표(Reinventing the Future)’ 기자간담회를 열어 ‘2030년 매출액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선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를 주축으로 이상수 최고전략책임자(CSO), 류재철 H&A(생활가전과 공조)사업본부장, 박형세 HE(TV사업 등) 사업본부장, 은석현 VS(전장)사업본부장, 장익환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이 시장 트렌드와 사업환경 변화에 발맞춰 고객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 방향을 공유했다.
■ 10년 만의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 선언
LG전자는 지난 2013년 ‘세계 가전 1위’,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TV 진출’, ‘VS(전장사업)본부 출범’ 등 3가지 중요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LG전자는 스타일러와 틔운 등 신개념 가전을 출시하고 전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장착해 미래의 초연결 시대에 대비했다. 최근에는 진화하는 UP(업)가전을 통해 새로운 혁신까지 이뤄 명실상부한 가전 분야 세계 1위로 자리 잡았다.
또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세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출시했다. 이후 월페이퍼, 벤더블(화면을 자유롭게 접고 구부릴 수 있는) 등 다양한 폼팩터(제품 형태)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TV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에도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VS본부는 출범 후 10년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아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 턴어라운드(Turnaround·실적 개선)를 이뤘다. 이에 따라 VS본부는 이제 연매출 10조원대를 기록하며 LG전자 주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10년 만에 새롭게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가전을 넘어 집과 상업공간, 차량 등 이동공간, 더 나아가 가상공간인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날 공개된 비전에는 고객이 직접 지어준 ‘가전은 역시 LG’라는 명성을 자랑스럽게, 감사하게 여기면서도 현재에 안주하고 머무르지 않겠다는 LG전자 모든 구성원의 열망과 의지가 담겼다.
조주완 대표는 “어쩌면 불가능할 수 있다고까지 생각했던 목표였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LG전자는 그 약속을 지켰다”며 “숱한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와 지금의 LG전자가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다가올 미래를 위해 새롭게 시작할 LG전자의 담대한 도전을 공개한다”고 선언했다.
조 대표는 이어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해 연 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등 ‘트리플 세븐(Triple Seven)’을 달성하는 매출 100조원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취임후 551일간 각 사업부 책임자들과 함께 23개국, 지구의 8바퀴 반에 달하는 거리를 오가며 시장을 직접 파악하고 고객을 만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 등 미래 변곡점에 해당하는 중요한 3가지 변화를 주목해 이를 LG전자 비전 설정에 반영했다.
이들 변곡점에서 LG전자는 ‘3C 2S(Connectivity, Care, Customization, Servitization, Sustainability)’ 경험 영역에서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해 나갈 방침이다.
■ 2030년까지 '3대 성장동력'에 총 50조 원 이상 투입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3대 축으로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전환 △기업간거래(B2B) 가속화 △빅 웨이브(Big Wave) 영역 신사업 등 3대 성장동력을 제시했다.
우선 그동안 LG전자는 판매 당시 매출과 수익이 발생한 제품(HW) 중심 사업에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콘텐츠, 구독, 솔루션 등 무형(Non-HW)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그려간다.
이는 전 세계 고객이 사용하는 수억대 LG 제품에 서비스를 합쳐 고객 관계 중심의 ‘순환형(Recurring)’ 사업 모델을 만드는 시도라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TV 사업은 올 연말 기준 전 세계 2억대 이상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webOS 운영체제를 앞세운 대전환을 준비 중이다.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콘텐츠, 서비스, 광고 등 영역을 결합시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를 바꿀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광고 기반 무료방송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5년간 1조원 이상 투자하고 외부 TV 브랜드에 webOS 플랫폼 공급 확대, TV 외 다른 제품군에 webOS 적용 확대 등으로 고객 접점을 넓혀 나간다.
생활가전 사업도 기존 가전명가의 제품 경쟁력에 고객이 홈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Home Solution)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추진한다.
또한 고객이 제품 구매후에도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가전을 더 진화시켜 초개인화, 구독, 스마트홈을 접목한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한다.
조 대표는 “LG전자가 추구하는 포트폴리오 전환은 디바이스에서 플랫폼, 제품에서 서비스로 전환하는 게 매우 중요한 축”이라며 “LG전자는 그동안 축적한 디바이스의 데이터, 노하우라는 아주 강한 무기가 있다. 이것들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서비스와 결합할 때 그 폭발력은 굉장히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확신을 보였다.
LG전자는 B2B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먼저 LG전자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전장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늘려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 10' 전장업체로 진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
전장 사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수주잔고는 올 연말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미래 자동차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LG전자가 보유한 B2C 경험과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 가전·통신·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정상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전 부문은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늘려 글로벌 탑티어(Top-Tier)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는 목표를 내놨다.
LG전자는 북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ESS(Energy Storage System, 저장)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 관리)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발전소) 등 에너지 서비스화 영역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오일과 가스를 전기로 대체하기 위해 에어컨 기술을 활용한 난방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어 가정용, 상업용 에어컨의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지닌 LG전자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빌트인 가전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등 북미와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톱5 브랜드로 키우고,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버티컬(Vertical, 특정 고객군)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류재철 H&A 사업본부장은 “빌트인 가전은 과거 5년간 20% 성장했으며 전체 가전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 영역”이라며 “그동안 빌트인 가전을 꾸준히 준비한 결과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지난 5년간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휴대폰, 태양광 등 한계 사업을 과감히 끝내고 미래 고성장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온 LG전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산업 영역에서 방대한 도전을 이어간다. 높은 잠재력이 예상되는 신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얘기다.
현재 시장 및 기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대표적인 사업인 EV(전기자동차) 영역, 특히 전기차 충전과 디지털 헬스케어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LG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국내용 제품 4종을 선보였으며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무대를 넓혀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안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전기차 충전은 2030년까지 매년 30%씩 성장해 8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메가 트렌드 시장 중 하나”라며 “LG전자는 최근 M&A를 통해 충전기 개발과 생산 능력을 확보했으며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에는 LG전자가 가진 제품 리더십(Product Leadership)과 안정된 유지보수를 제공해 충전기 사업자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해 EV 충전 솔루션 업체로서 자리매김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솔루션 영역은 그룹 내 LG에너솔루션과 배터리 시장 영역, LG이노텍과 파워 모듈 부품 영역에서 역량을 결집 중이며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은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를 주축으로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를 이어간다.
북미이노베이션센터 투자 규모도 계속 늘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원격의료기업 암웰(Amwell)과 손잡고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예방 및 사후관리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사업을 토대로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3대 성장동력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은 물론이고 질적 성장을 위한 50조원 투자를 계획했다. 투자 비중은 R&D(연구개발) 25조원 이상, 설비투자 17조원 이상, 전략투자 7조원이다.
이날 간담회 핵심 키워드인 3대 성장동력은 그동안 LG전자가 중요하게 여기고 투자해 온 분야인데 또 다시 강조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조 대표는 “3대 성장 동력을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했다고 말하고 싶다. 시장 트렌드 변곡점이 뚜렷해져 지금껏 속도로는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 자리에서 다 말할 순 없지만 지금과 다른 퀀텀점프(Quantum Jump)를 위한 준비하고 있어 이를 만들어 가는 LG전자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