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의선 호(號) '3마리 토끼' 덕분에 하반기에도 휘파람 분다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회장 정의선·사진)가 '3마리 토끼'에 힘입어 2분기 이후에도 고속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사진)이 진두지휘하는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급증 △SUV에 이어 효자로 등장한 D세그먼트(중형차 차급) 세단의 맹활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회복국면에 접어든 미국 완성차 시장에 힘입어 올해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점쳐진다.
전세계적으로 완성차 공장 설비를 증설하는 현대차가 매출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니다. 다만 매출이 해마다 늘어나는 비율보다 영업이익 상승 비율이 더 크다는 점은 현대차가 수익성 있는 차량 판매 포트폴리오를 갖췄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시장점유율(M/S)이 최근 수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 영업이익률, 매출 상승률 앞질러...SUV 판매 힘입어 고(高)마진 전략 이어져
현대차는 지난 1년 간 괄목할만 한 질적 성장을 일궈냈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42조5280억원 △영업이익 9조8200억원을 달성해 2021년 △매출 117조6110억원 △영업이익 6조6790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21.1%, 영업이익은 47.0%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올해 현대차가 △매출 162조4810억원 △영업이익 14조542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SK증권 리포트도 고무적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대비 각각 13.9%, 48.0% 상승한 것이다.
특히 현대차 영업이익 상승률이 매출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점은 현대차 사업구조가 차량을 팔아 많이 남는 고(高)마진 구조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마진이 높은 SUV가 일반 승용차보다 많이 판매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난 2018년 현대차가 판매한 승용차·SUV 총 판매량 가운데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불과했다. 그러나 SUV 판매 비중이 올해 1분기에 53%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최근 4년간 'SUV 전성시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사업보고서에 게재된 현대차의 국내외 매출을 살펴보면 △2021년 승용차 판매로 18조1957억원, SUV 판매로 24조6553억원을 거둬들였으며 △2022년 승용차 판매 23조1290억원, SUV 판매 27조20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승용차 6조9838억원, SUV 7조3742억원이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 신형 '싼타페', 2024년 대형 SUV 전기차 '아이오닉7' 출시를 앞두고 있어 현대차의 'SUV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 캠핑, 낚시 등 자동차를 이용한 야외 활동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며 "SUV가 기존 기능성에 첨단 성능까지 갖추면 판매 상승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고급화로 나서는 'D세그먼트 세단' 판매 크게 늘어
현대차는 SUV외에 세단 차량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D세그먼트 차량은 소나타급 이상 차량을 뜻한다.
SK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18년 총 승용차 판매량에서 D세그먼트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였으며 올해 1분기에는 62%까지 치솟았다. 이는 기존 승용차 부문에서도 고급화 전략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SUV와 마찬가지로 고급 세단 차량에서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같은 첨단기능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의 마진을 끌어올리는 효자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승용차 판매량 가운데 D세그먼트 차량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승용차 시장도 첨단기능을 갖추면 소비자가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 세계 2위 자동차 시장 미국 대륙 공략에 속도
현대차의 고마진 전략이 이어지려면 미국, 유럽 등 선진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특히 선진국 가운데 단일 국가 기준 세계 최대 시장을 갖춘 미국은 반드시 승부를 봐야 하는 곳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미국에서는 총 915만여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이는 중국(2609만대)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이며 선진국 가운데 단연 1위다.
현대차는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주력해왔다.
유진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2018년 3.8%를 기록했으며 △2019년 4.0% △2020년 4.3% △2021년 5.1% △2022년 5.6%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완성차 시장이 침체기를 겪었지만 현대차가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늘려온 점은 현대차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현대차는 새로운 고마진 원동력인 전기자동차 양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내 공장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미 조지아주(州) 브라이언 카운티에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를 완공할 계획이다. 브라이언 카운티 공장은 기존 내연기관 현대차는 물론 기아, 제네시스까지 포함한 3개 브랜드의 전기차도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 4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SK온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오는 2025년까지 공장을 준공하겠다는 사업 청사진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양산 설비와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해 새로운 고마진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