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한미약품과 동화약품의 숨은 경쟁력은 ‘원료의약품’ 자급률
국내 제약업계 의약품 생산시 원료 72.72%는 수입…자체 조달 높이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
원료의약품 자급 기업들은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 40%, 수입 의존도 높으면 50~60%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수급 경쟁력 확보가 최근 업계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면서 주요 원료의약품 수출국인 중국‧인도가 문을 걸어 잠그자 지난해 업계는 비상을 겪어야 했다. 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으로 원료의약품 수입 비용 지출이 커졌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상위 제약사의 경우 원료의약품 자체 공급 비율이 높은 편이다. 원료의약품을 자체 조달하거나 국내 생산 공급망을 갖고 있어 대외 무역 및 경제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중소 제약사들이 원료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의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 평균은 27.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의약품을 생산할 때 원료의 72.72%를 수입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에는 자급도가 16.2%로 매우 낮았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 2020년 36.5%까지 올랐다가 2021년에는 24.4%로 떨어졌다. 원료의약품의 국내 자급도를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원료의약품은 완제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핵심 구성 부분이다. 중국과 인도는 원료의약품 최대 수출국이다. 우리나라 제약사들도 중국‧인도의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확대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원료의약품 수입도 타격을 맞게 됐다. 또 인도의 경우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자국 내 의약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원료의약품 수출을 중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감기약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중국으로부터 원료의약품 수입이 원활하지 않자 식약처는 제약사별로 자구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수요는 많고 물량은 적다보니 원료의약품의 단가는 올라갔다. 또 환율 불안 요인도 작용해 제약사 입장에서는 원료의약품 수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진해거담제 ‘에르도스테인’과 ‘아세틸시스테인’ 등의 원료를 생산하는 ‘화일약품’의 주가가 당시 상승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감기약 특수를 본 동화약품 경우 원료인 ‘염산암브록솔’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동화약품의 매출은 2930억원으로 매출원가가 1436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49.01%다. 지난 2022년 매출은 3404억원, 매출원가 1594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46.82%로 다소 낮아졌다.
원료의약품을 자체 조달하고 있는 대형제약사 한미약품의 경우도 동화약품과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제품 매출은 1조2169억원으로 매출원가 5247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43.11%다.
원료의약품을 국내외에서 공급받고 있는 대원제약의 경우 지난해 매출 4788억원을, 매출원가 240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50.37%다. 대원제약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감기약 특수를 본 제약사다. 동화약품과 비교하면 비율이 다소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소제약사 유유제약의 경우 지난해 매출 1388억원과 매출원가 8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61.58%로 다소 높다.
국내 제약사들 중 원료의약품을 자체 공급하고 있는 제약사의 경우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40% 중반이다. 이에 반해 원료의약품의 자급율이 떨어지는 제약사의 경우 50~60%를 형성하고 있다. 자급율을 높여 비중을 40%로 유지한다면 재구무조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국제 정세 및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원료의약품 수급난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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