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5.18 02:04 ㅣ 수정 : 2023.05.18 02:04
강성묵 대표, 취임 첫해 사업 다방면 모색...ESG 경영 강화 전략 하나증권, 탄소 시장 금융화 역할 선도... 온실가스 사업도 활발 일상에서 ESG 활동 지속... “ESG, 투자유치 활동과도 조화 이뤄”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하나증권은 증권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선도하는 기업 중 한 곳으로, 국내·외 ESG 사업 참여를 통해 ‘지속가능한 금융’을 추구하는 한편 수익성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부터 하나증권을 이끄는 강성묵(59) 대표 지휘 아래 ESG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하며, ESG 경영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다만 전 세계 화두인 ESG 평가 점수는 최종 포트폴리오(자산 배분 전략) 선정 핵심인 만큼, 향후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어떻게 접근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강 대표는 함영주(67)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KEB하나은행장 시절 주요 보직에 중용했던 인물이고, 함 회장과 충청도 동향 출신이기도 하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지주의 ESG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강 대표도 ESG 경영자의 면모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증권은 2022년 한국ESG기준원(KCGS) ESG 통합평가 지배구조부문에서 B+ 등급을 받았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증권사 ESG 등급이 비교적 높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하나증권의 지배구조부문만 보더라도 B+는 상위권에 속한다. 참고로 KCGS는 비상장회사 평가등급을 지배구조에 한해서만 공개하고 있다.
■ 강성묵 대표, IB와 WM 균형발전 추구하며 'ESG경영 차별화' 시도할 듯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ESG 경영이 화두다. 취임 첫해인 강성묵 대표 역시 장기적 ESG 전략에 동참하면서 투자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강 대표는 투자은행(IB)·자산관리(WM) 사업의 균형발전, 해외진출 등을 다방면으로 모색하면서 올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하나증권은 지속가능경영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경영 활동의 체계적인 추진·이행·관리를 위해 '지속가능경영위원회-추진위원회-담당부서'로 구성된 전담조직을 운영 중이다. 이 위원회는 △반기 1회 개최 원칙 △지속가능경영 정책의 수립·중장기 전략 결의 △지속가능경영 추진과제 이행 현황에 대해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취임 당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섯가지 부문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경영 내실화로 각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증권은 강 대표를 중심으로 △탄소배출권 시장 진출 △해외 친환경 사업 진행 △ESG 관련 금융상품 확대 △꾸준한 사회공헌활동 전개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출할 경우, 혁신적인 경영활동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 하나증권, 탄소 시장 금융화 역할 선도...온실가스 사업도 활발
하나증권은 환경 부문에서의 성과가 돋보이는 증권사다. 국내외 자발적 탄소 시장에서의 선제적 입지 구축을 통해 시장 금융화에 필요한 역할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2021년 탄소배출권 시장조성자로 선정돼 국내 온실가스 감출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2022년에는 금융감독원에 업계 최초로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자기매매·장외거래 중개 업무를 등록하고,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는 증권업계 가운데 탄소 시장의 최초 타이틀을 두 개나 거머쥐며, 선제적으로 시장 입지를 다진다는 평가다.
또한 UN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1)에 가입하고, 책임은행 원칙(PRB)을 채택하는 한편 지속가능금융 관리체계 수립을 위한 ESG를 반영한 포트폴리오 평가방법 등도 수립했다. ESG 평가 정책방향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ESG 설명회 및 워크샵에도 참석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하나증권은 사업장 탄소배출량을 꾸준히 줄여 그룹 차원의 장기적 ESG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21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 중에 있다.
하나증권은 싱가포르 거래소 CIX와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최근 본사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MBA그룹 30여명 △주한 미국 대사관 관계자 △ESG Youth Forum 관계자가 참석해, 하나증권 ESG 경영 노하우를 소개하는 방문 행사를 진행했다.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향후 자발적 탄소시장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전반의 성장을 촉발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유럽계 금융회사에 비해 자발적 탄소시장 진출이 늦은 국내 금융사들은 틈새시장을 발굴하거나 탄소관리 컨설팅 등 솔루션 제공으로 업무를 특화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방글라데시 태양광 정수시설 123대 보급...온실가스 감축 사업 진행
하나증권은 탄소 크레딧을 직접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난해 첫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해 4월 ESG 경영의 일환인 저탄소 경제 비즈니스 실현을 위해 방글라데시 6개 주에 태양광 정수시설 123대를 보급하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이다.
방글라데시 태양광 정수시설 사업에서 산출되는 탄소배출권은 약 94만톤에 달한다. 높은 인구밀도와 식수난을 겪는 방글라데시에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을 이용한 정수시설 설치함으로써, 시설관리를 위한 고용창출 및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정수시설 보급은 국제연합(UN)이 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SDG6(건강하고 안전한 물 관리) △SDG8(좋은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 △SDG12(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SDG13(기후변화와 대응)을 실천한다. 이는 자발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아시아 최빈국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점이 의미가 크다.
■ ESG 투자상품, 탄소중립 ESG ETN·증여랩...유의미한 성과 거둬
하나증권은 ESG 관련 금융상품 출시에도 공을 들였다. 하나증권은 구리 선물지수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하고, 탄소배출권 ESG 인덱스 기초 파생결합증권(ELS)를 발행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 탄소중립 ESG 우수기업에 투자하는 상품 ‘하나 iSelect-WG 탄소중립 ESG ETN’도 출시했다. 이는 ‘iSelect-WG 탄소중립 ESG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해당 지수는 CDP(탄소 공개 프로젝트) 등 주요 기구에서 발간한 보고서 기반 ESG 성과가 높은 상위 10개 기업을 선택했다.
아울러 하나증권의 ESG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낸 대표적 성과로 출시 3개월 만에 판매액 1000억원을 넘긴 ‘증여랩’이 있다. ‘증여랩’은 미국 포춘지에서 선정한 글로벌 기업 중 ESG 평가 점수를 반영하고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ESG 투자 상품이다.
권창진 하나증권 랩운용팀장은 "증여를 자산 관리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전략과 더불어 금융상품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더 나아가 ESG를 직간접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금융시장에 도입해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하기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 일상 속 ESG 활동 지속... “투자유치 활동과도 조화 이뤄”
하나증권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하나금융그룹의 미션 실천을 위해 사회의 실질적 필요와 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뒀다. 기업·사회가 연결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자, 증권가의 모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나증권은 사랑나눔, 생명나눔, 희망나눔 3가지 테마로 사회공헌 캠페인 CONNECT 시리즈를 전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매월 지방 영업점과 연계해 해당 지역과 연결되는 사회공헌 활동 또한 추진 중이다.
사랑나눔 부문은 이웃돕기다. 대표적으로 최근 강진 피해를 본 튀르키예와 시리아 일대를 지원하기 위한 손님·직원·회사가 함께 참여하는 기부 캠페인을 벌였다. 어르신들을 위해 대전 행복한집 무료급식소 및 겨울나기 필수품 나눔 봉사활동 등도 진행했다.
생명나눔 부문은 의료지원 활동이다. 지난해 9월 진행된 헌혈 캠페인은 이틀간 본사에서 헌혈차를 운영해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하도록 했다. 올해는 5월·10월에 헌혈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헌혈 문화 정착과 확산을 목표로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희망나눔 부문은 장애인과 아이들을 위한 활동으로, 올 초 서울맹학교의 시각장애 아동들에게 점자도구를 전달했다. 이어 5월초에는 임직원과 함께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하나금융그룹과 함께하는 계절별 의류 기부 캠페인도 열었다. 이는 국내외 취약계층 지원과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의류 재사용은 자원순환 및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갈상면 하나증권 ESG본부장은 “앞으로도 어르신들과 우리 주변 이웃들에게 필요한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헌혈 캠페인을 진행하고 발달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돕는 등 ESG 일환의 봉사활동은 회사 투자유치 활동과도 조화를 이루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