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 진에어, ESG 전담 조직 신설로 LCC 중 가장 높은 ‘종합 ‘B+’ 유지
지배구조 부문은 A등급 받아 대한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해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항공업계는 누구보다 ESG경영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산업 중 하나다. ESG경영 실천에 대한 의지는 우열을 다툴 수 없지만 ESG 성적표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2년 상장기업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평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종합 A등급으로 업계 선두를 지켰으며, 아시아나는 종합등급이 C에서 B로 상승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이처럼 FSC(일반항공사)들은 선방한 반면 LCC(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은 전년 대비 낮아진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진에어(대표이사 박병률)만큼은 예외였다. 진에어는 2022년에도 2021년과 동일하게 종합 ‘B+’를 획득하며 각각 ‘B’, ‘C’, ‘D’를 받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을 제치고 LCC 가운데 최고 등급을 받게 됐다.
전체적으로 고전했던 환경부문(E)에서도 진에어는 B를 받았고, 사회부문(S)에서도 B+등급을 받아 우수성을 입증했다. 지배구조부문(G)에서는 LCC 4사 가운데 유일하게 A등급을 유지했다.
■ ‘ESG 사무국’ 신설…매월 항목별 개선사항 보완
진에어는 새롭게 구축한 ‘ESG 사무국’이 ‘LCC 중 최고 등급 획득’이라는 결과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진에어는 기존 거버넌스위원회를 ESG 경영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ESG 위원회’로 확대·개편한 바 있다.
ESG 위원회는 환경·안전·사회적 책임·고객가치·주주가치·지배구조 등 중·장기적 ESG 정책과 전략 수립을 비롯해 활동 점검 등 ESG 경영 방향성을 설정하는 조직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더욱 강화하는 취지로 도입됐다.
당시 진에어는 ESG 위원회 확대·개편 소식과 함께 ESG 관련 전담 조직을 새롭게 조성한다고 밝혔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ESG 경영 활동 지원 등을 추진하기 위함인데 그 조직이 바로 ‘ESG 사무국’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ESG 경영 체계화를 위해 지난해 5월 ESG 사무국을 설립했다”며 “ESG 사무국을 중심으로 매월 각 담당자들과의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전년도 KCGS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각 항목 내 개선사항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완했다. 이러한 준비가 LCC 중 최고 등급 획득의 주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 전체적으로 고전한 E부문 등급 상향…투명한 정보공개로 G부문 ‘A’ 유지
환경 부문은 LCC에서 대응이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 항목이다. 실제 지난해 환경부문에서 제주항공은 ‘C’ 티웨이항공 ‘D’를 받으며 세개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에어부산도 ‘C’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진에어는 다양한 캠페인과 봉사 등 다양한 환경정화 활동을 통해 ‘C’에서 ‘B’로 끌어올렸다.
예컨대 지난해 8월 진에어는 객실승무원과 폴 바셋 바리스타 등 양사 임직원 20여명이 모여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실시했다.
또 같은 달 여름철 최대 전력 소비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사무실 냉방기기의 온도를 2도 올리고, 오후 9시부터 5분간 옥외 조명도 소등하는 등 ‘불을 끄고 별을 켜다’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10월에는 △모바일 탑승권 이용 시 고체치약 증정 △환경 관련 기내 퀴즈 이벤트 △탑승객 전원에게 리유저블 컵 제공 등의 친환경 ‘그린 플라이트’ 캠페인을 진행했다.
11월에는 객실승무원, 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 관계자 등 총 50여명이 함께 청수곶자왈에 서식하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을 보호하기 위한 외래 식물 제거 활동을 펼쳤다.
환경부문 만큼이나 주목받은 점은 지배구조부문이다. 4사 가운데 유일하게 A등급임은 물론이고, 대한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적이다.
이는 이사회 권한 강화,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 구축 등을 위한 그간의 부던한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진에어는 말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안전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총 5개의 다양한 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독립성, 책임성, 전문성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또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에 최선을 다했다”며 “이런 점들이 높은 평가를 받은 중요 요소”라고 덧붙였다.
■ “가장 시급하고 실행 가능한 ESG경영 활동부터 순차적으로 실천”
LCC에게 ESG경영은 반드시 풀어야 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숙제다.
오는 2025년까지 유럽연합(EU)에서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에 친환경 항공연료(SAF) 사용이 의무화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ESG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비용과 인력 등에 여건이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ESG경영에는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고, 특히 환경 부분은 더 많은 재무적·비재무적 투자와 더불어 타부문 대비 좀 더 높은 수준의 기술적 전문성을 필요로 해 현실적으로 LCC 업계에서 평가기관의 고도화된 요구사항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에어는 향후 가장 시급하고 가능한 요소들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며 ESG경영을 실천해 왔으며, 이 같은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환경 부분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임을 인식하고 가장 시급하고 시행 가능한 사항부터 체계적으로 보완하는데 집중한 덕분에 한 단계 높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도 진에어는 ESG 경영체계 강화를 목표로 저탄소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 도입 및 다양한 환경 보전활동 확대,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 체계 구축, 그리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ESG 관련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상시 모니터하는 전사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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