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티웨이항공·진에어, 1분기 호실적 힘입어 2분기 더 높이 날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암흑기를 끝내고 본격적인 재운항에 들어간 가운데 LCC(저비용항공사)들이 1분기에 잇따라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류비와 운항비 증가 등으로 FSC(일반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LCC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애경그룹 계열사로 'LCC 맏형'이기도 한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실적이 매출 4223억원, 영업이익 7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분기 최대 실적이다. 특히 매출은 분기 기준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 규모다.
제주항공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1%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배 가량 증가했다.
대한항공 계열 LCC 진에어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진에어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3525억원과 영업이익 849억원, 당기순이익 600억원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잠정실적이 매출 3588억과 영업이익 827억을 기록해 흑자전환은 물론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0% 늘었고 LCC 수요 회복이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67.6%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은 매출 2131억원과 영업이익 478억원, 당기순이익은 157억원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9% 증가해 창사 이래 분기별 최대 매출을 거뒀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며 2019년도 1분기 이후 16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LCC는 실적 호조 배경에 일본과 동남아 노선 수요 증가를 꼽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복이 늦어지는 중국을 대신해 급증하는 일본과 동남아 항공 수요에 발맞춰 항공 노선을 늘렸고 다양한 목적지와 스케줄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했다”며 “단순 여객 수송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하고 매출 다각화를 위한 화물 사업 확장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및 주요 국가 입국 절차 완화,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여행 수요가 급증했고 효율적 기재 운영과 노선 다변화로 여객 수요에 잘 대응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지난 10월 말부터 재개된 일본 입국 자유화에 따라 일본과 방콕,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노선에도 대형기를 활용해 공급석을 늘려 매출 확대를 발 빠르게 이어갔다”며 “화물 물량도 함께 증가해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측은 “검역 및 출입국 규정 완화와 국제선 여객 수요 증가, 인천발 국제선 노선 호조, 일본 노선 수요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천발 일본·동남아 8개 노선을 취항해 수도권에 본격 진출하며 회사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와 일본 노선을 주축으로 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항공업계 1분기 실적 개선은 일찍부터 예고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에 주목한다. 2분기는 항공업계 전통적인 비수기인데 과연 리오프닝 특수 효과가 2분기까지 연결돼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항공업계는 2분기가 비수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1분기보다 좋을 수가 없다”며 “학생 방학 등 여행 특수가 없어 그동안 2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리오프닝 여행 수요가 1분기만큼은 아니더라도 2분기에도 이어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이전 2분기가 1분기에 비해 매우 저조했지만 지금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항공업계에서 비수기, 성수기를 나누는 기준은 보통 방학이다. 가족 단위 여행 수요가 많기 때문인데 2분기에는 방학이 없어 비수기에 해당된다”며 “(현재 수요가 큰) 동남아 성수기도 국내 기준 겨울이 성수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2분기는 항공노선 공급량을 조절해도 애초에 수요가 적다 보니 흑자를 내기 어려운 기간”이라며 “또 돈이 없으면 제일 먼저 줄이는 부문이 여행 등 노는데 사용하는 지출인데 지금 달러 환율이 오르고 전체적으로 경제상황이 안 좋아 리오프닝 효과를 고려해도 실적이 좋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CC들은 업계 시기적 특수성과 대내외 변수로부터 2분기 실적을 지키기 위한 경영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유가나 환율 등 불확실한 경기전망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경쟁사 대비 월등한 원가 경쟁력과 기재 확보를 통한 기단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전 세계적인 경제 둔화에 맞서 다변화된 항공 네트워크 구축, 신규 인력 확보 등으로 안정적 서비스 제공과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내실 위주 경영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수익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산업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토대로 약진을 지속하겠다”며 “멤버십 서비스 등 차별화된 부가 서비스와 발 빠른 영업 전략을 토대로 실적 견인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