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SK온이 미국 광물개발 기업  웨스트워터 리소스(Westwater Resources, 웨스트워터)와 손잡고 음극재 개발에 나선다. 이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적극 대응해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SK온은 미국 기업 웨스트워터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SK온 배터리에 특화된 친환경 고성능 음극재를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음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조하는데 필수적인 소재다. 이 소재는 배터리의 수명, 충전 속도 등을 좌우한다. 현재 음극재를 제조하는데 주로 흑연이 쓰이고 있다. 

SK온은 웨스트워터에서 정제한 흑연을 활용해 음극재를 제조하고 이를 SK온이 개발 중인 배터리에 적용하는 등 성능을 함께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협업 기간은 3년이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SK온은 웨스트워터로부터 음극재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배터리 공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1977년에 설립된 웨스트워터는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이 업체는 초기 우라늄 관련 사업을 펼쳤지만 2018년 흑연 업체를 인수한 뒤 배터리용 음극재 개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웨스트워터는 미국 앨라배마주(州)에서 1만7000헥타르(약 5142만평)에 이르는 쿠사 흑연 매장 지대의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다. 현재 광산 근처에 2억달러(약 2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흑연 정제 공장을 짓고 있다. 연산 7500t 규모인 이 공장은 올해 말 시운전을 거쳐 2024년 상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선희영 SK온 선행연구담당은 “현지 공급망을 강화해 IRA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지 유력 원소재 기업들과의 협업을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렌스 크라이언(Terence Cryan) 웨스트워터 회장은 “글로벌 선도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이번 협약은 미국에서 배터리용 천연흑연 확보 옵션이 될 수 있어 향후 SK온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음극재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매우 높아 배터리 기업들은 공급망 다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하반기에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음극재 생산의 8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황을 극복하고자 SK온은 지난 1월 미 소재 기업 우르빅스(Urbix)와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발표하고 북미 현지에서 주요 배터리 소재 확보 역량을 높였다. 우르빅스는 현재 애리조나주에 연산 1000t 규모 음극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 우르빅스는 오는 2025년까지 연산 2만8500t 규모에 이르는 음극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