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로 털썩’ 정기예금 가입 고민된다면···“만기 길게 가야”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2.27 07:27 ㅣ 수정 : 2023.02.27 07:27

작년 말 5% 돌파했던 은행권 예금 금리
최근 3%대로 털썩···거의 기준금리 수준
대출금리 안정화 위해 수신금리 못 올려
연말 긴축 완화하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예금은 고정금리··높을 때 길게 계약해야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자료사진]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말 5%대까지 치솟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연 3%대로 미끄러지더니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금리 흐름을 고려했을 때 상승 전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기예금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에선 내년 정기예금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만기가 긴 상품에 들 것을 추천한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3.54~4.00%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인 3.50%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 금리가 4.00%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이 상품은 신규 고객에 1.00%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형태라 최대금리 혜택이 제한적이다. 

 

국민·신한·하나은행은 주력 정기예금 상품에 모두 동일한 3.60%의 금리를 적용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NH왈츠회전예금 II’ 상품에 3.54%의 금리를 산정했다.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말 은행권의 경쟁적인 인상 기조에 힘입어 5%대까지 올랐지만 올해 하락 전환한 뒤 연일 내림세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의 정기예금 역시 3%대 후반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정기예금 금리 인상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자극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은행채 발행 재개로 정기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 비용 필요성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은행권이 본격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한 올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 대비 0.47%p 급감했다. 은행들은 이 코픽스를 주담대 상품에 반영했고,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도 내려갔다.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시중 자금을 빨아들였던 정기예금의 금리 매력도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자금 이탈 현상도 감지된다.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1866억원 감소했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정기예금 금리 상승 동력도 사실상 상실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연말 긴축 완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에선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기예금 상품 가입 시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정기예금은 계약 시 금리가 만기까지 고정되기 때문이다. 1년 단위로 할 경우 재계약 시점에 시장금리가 지금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작년 말에는 금리가 언제 또 오를지 모르게 때문에 짧게 간 뒤 더 높은 금리로 재가입하는 걸 추천했다. 이제는 최대한 고점을 잡아 묶어놓는 게 길게 유리해 보인다”며 “금리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안전 측면에서 정기예금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투자처”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