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아이유, 채시라, 이미연 등 당대 최고 여배우는 물론 오드리 햅번까지 소환한 초콜렛 광고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매대에 쌓여있는 초콜릿을 보면 발렌타인데이가 가까워졌음을 느낀다.
발렌타인데이는 3세기 황제의 허락 없이 사랑하는 남녀를 결혼 시킨 죄로 순교한 동명의 신부에서 유래되었다. 이날은 여자가 평소 좋아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허락되었는데 주로 초콜릿을 전하며 사랑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러한 스토리가 사실인지 꾸며낸 이야기인지 진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것은 일본의 한 초콜릿 회사가 마케팅에 활용 하면서부터다.
발렌타인데이는 대한민국 남자들을 둘로 분열시켰다. 초콜릿을 받은 훈남과 받지 못한 찌질이로 찌질이를 면하기 위해 초콜릿보다 몇 배 비싼 식사와 선물을 사줘 가며 초콜릿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찌질이만도 못한 나 같은 별종들도 있지만 말이다.
과거 초콜릿 광고 모델은 당대 가장 인기 많은 신인 여배우들의 등용문과 같았다. 또한 모델의 이미지는 어린 신인 여배우의 전형적 특성인 청순함이었다.
초콜릿 광고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모델의 이미지는 이렇게 형성되었다.
[가나초콜릿 채시라 편]
낭만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해질 무렵 채시라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초콜릿색 톤의 화면을 청순한 미모를 뽐내며 온갖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시 후 초콜릿을 잘라 입에 넣는다.
Na : 가나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롭다.
“가나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롭다”라는 불멸의 카피와 함께 채시라를 최고의 배우로 만든 광고다.
[가나초콜릿 이미연 편]
가나초콜릿 송이 BGM으로 깔리며 청순하고 상큼한 이미지의 이미연이 트렌치코트를 입은 남자의 옷 속으로 얼굴을 숨겼다 보였다를 반복하고 있다. 마침내 초콜릿을 잘라 입에 넣는다.
Na : 부드럽고 진한 정통 초콜릿
앞의 광고가 카피로 기억되는 광고라면 이 광고는 비주얼로 기억되는 광고다. 트렌치코트를 입은 남자의 옷 속으로 얼굴을 숨겼다 보였다 하는 이 장면은 이후 아이유도 패러디 할 정도로 수많은 공식/비공식 패러디를 양산했다.
[가나, 디저트가 되다 전지현 편]
유럽 느낌의 한 노천카페에 전지현이 폼 나게 앉아있다. 종업원이 디저트 접시에 초콜릿을 내오자 초콜릿을 손으로 집어 입에 넣는다.
전지현 : 가나에는 오래도록 만끽하고 싶은 부드러움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디저트적인 순간을 만나다.
청순한 신인 여배우의 등용문이라는 초콜릿 광고의 공식을 깨고 현재 가나초콜릿의 모델로 활동하는 이는 신인 여배우와는 한참 거리가 먼 20년 차 이상 된 전지현이다.
1999년 삼성 프린터 광고에서 광란의 테크노 댄스를 추며 주목 받은 이후 지금까지 광고의 여왕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이 불문, 업종 불문의 광고빨이 “또 전지현?”이냐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대체불가의 모델파워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만약 청순함이 초콜릿 광고 모델의 유일한 선정 기준이라고 한다면 가장 어울리는 여배우는 누구일까? 아마도 청순함과 지적 이미지의 대명사 오드리 햅번이 아닐까?
나 같은 생각을 하는 광고쟁이들이 많기는 한 모양이다. 이미 세상에 없는 그녀를 CG로 살려내고 그것에 더해 그녀가 출연한 명작들을 오마주한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불멸의 초콜릿 광고(첨부 광고영상 참조)를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