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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 거취는 대부분 연임...내년 위기 속 리더십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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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2.29 08:45 ㅣ 수정 : 2022.12.29 09:24

올해 말, 내년 3월까지 14개 증권사 CEO 임기 만료...대형사, 연임 유력
하나증권 CEO 교체...내년 자금경색 상황, 연임 CEO들 잘 넘길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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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경영 일관성과 조직 안정 차원에서 기존 수장들의 연임이 잇따라 성공한 가운데, 내년 위기의 한해를 뚫기 위한 리더십이 주목된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연말 증권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경영 일관성과 조직 안정 차원이라는 명목하에 대부분 연임 쪽으로 무게가 쏠린 가운데, 이들이 내년 위기의 한해를 어떠한 형태로 헤쳐 나아갈지 그 리더십이 주목 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14개 증권사 CEO가 대거 임기 만료를 앞뒀다. 대형 증권사들의 CEO들은 변화를 꿰하기보다는 연임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8곳 중 7곳에서 기존 CEO가 연임을 확정했거나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CEO를 교체했다.

 

올해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영업환경이 악화한 데다가, 내년 영업환경 전망도 어두워짐에 따라 일선 현장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위기 속 활약을 따졌다.

 

유임된 CEO들을 보면, 수많은 경제위기를 겪은 베테랑 장수들이란 점에서 내년을 또 한 번 치러야 할 최대 위기 국면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연말 가장 큰 이슈였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2년 유예가 아슬아슬하게 결정 됐으나,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한 시장의 자금경색 상황이 어디로 어느 만큼 번질지 모르는 위태한 상황을 잘 넘겨야 해서다. 물론 증시 상황도 어두워, 실적 만회도 장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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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왼쪽부터) KB증권 박정림·김성현 사장,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아래·왼쪽부터)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 메리츠증권 최희문 부회장,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 모습. [사진=각 사]

 

먼저 KB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계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4년째 조직을 이끄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KB증권은 2019년부터 박정림·김성현 투톱 대표체제를 가동해왔다. 박 대표가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을 담당했고, 김 대표는 기업금융(IB)과 홀세일, 글로벌 사업부문을 맡는 구조다.

 

KB증권은 조직, 인사 체계가 KB금융지주의 그룹 차원에서 결정된다. 계열사 대표는 처음에만 2년의 임기를 받고 이후 연임 때는 매년 1년씩 연장되는 구도다. 

 

당초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보다는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다. 통상 KB금융그룹 내 계열사 사장들의 평균 임기가 5년을 넘긴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2019년 나란히 취임한 두 대표는 올해로 4년째 KB증권을 이끌고 있다. 업계 대내외 상황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결과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055550)은 최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새로 내정되면서 이영창·김상태 각자 대표에서 김상태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지난 3월 김 대표가 합류하면서 이영창 대표와 투톱 대표체제로 운영돼 왔다. 옛 미래에셋대우 출신의 김 대표는 IB와 기업금융 분야를 담당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071050) 대표도 5연임에 성공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변화보단 안정을 중시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1988년 한국투자증권 공채로 입사해 IB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사상 최초로 '순이익·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연임 성공 전, 삼성전자(005930) 주식 공매도 규정 위반과 내부 전산장애 등 부정적 이슈가 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계열사 인사에서 변화를 크게 두지 않겠다고 언급한 만큼, 미래에셋증권(006800)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한 분위기다. 

 

하나증권은 기존 이은형 대표에서 강성묵 하나대체운용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하면서 변화를 선택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조직 내실화와 경영 효율성 향상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개편에선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들을 재정비하고 리서치센터와 연금신탁본부를 CEO 직속으로 두는 등 시황에 발 빠르게 대처한 점이 눈에 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도 이달 초 사장단 정기인사를 통해 장석훈 삼성증권(016360) 사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장 사장은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정통 '삼성맨'으로, 2018년 7월 대표이사를 맡은 뒤 지난해 삼성증권 사상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 쾌거를 이뤘다.

 

NH투자증권(005940)과 메리츠증권(008560)은 현직 CEO들이 1년 이상 임기를 남겨둔 상태여서 당분간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3월 임기 2년을 추가해 2024년 3월까지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2025년 3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우면 총 15년 동안 재임, 증권 업계 역대 '최장수 CEO'라는 이름표를 달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활황에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대부분 연임에 확정됐다면, 이번에는 증권사들의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이면서 변화에 적응하기보다는 리스크를 메꿔가며 기존 체제를 유지하자는 분위기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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