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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자 높은 시중은행이냐, 일복리 주는 인뱅이냐···금리 노마드족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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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2.12.15 07:27 ㅣ 수정 : 2022.12.15 07:27

수신금리 정체기 속 인뱅들 파킹통장 금리 인상
정기예금보단 이자 작지만 수시입출금식은 강점
인뱅들 복리 효과 내세워 금리 노마드족 정조준
파킹통장 비롯해 예적금 금리 올리며 고객 확보
“고객들 상품 선택 시 자금 운용 계획 기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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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금융당국의 인상 자제령이 떨어진 이후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업계는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통장) 금리 인상으로 막바지 고객 유인에 나섰다. 

 

아직 연(年)이자로 따졌을 때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 매력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인뱅 업계는 언제든 원할 때 자금 입·출금이 가능하고 매일 이자가 나오는 일(日)복리 효과 등을 내세우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우리은행 연 4.90% ▲하나은행 연 4.85% ▲KB국민은행 연 4.78% ▲신한은행 연 4.75% ▲NH농협은행 연 4.42%로 집계됐다. 

 

올해 기준금리 상승으로 연 6%대 도달 기대를 키우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금융당국의 인상 자제령 이후 변동성이 축소됐다. 지난달 중순 일부 시중은행에서 나온 연 5%대 상품은 모두 자취를 감춘 상태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0.25%포인트)을 사실상 수신금리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정기예금 금리 상승 기대감도 약화되는 분위기다. 사실상 현재 형성 중인 금리가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은행권 수신 경쟁이 잠잠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뱅 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간 시중은행들의 공격적인 예·적금 금리 인상에 인뱅 경쟁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본격적인 추격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특히 인뱅의 파킹통장 금리 인상 움직임이 눈에 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지난 12일 동시에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파킹통장에 각각 연 2.6%, 연 3.0%의 금리를 제공한다. 토스뱅크는 예치액에 따라 연 2.3~4.0% 수준이다. 

 

수치상 인뱅들의 파킹통장 금리는 시중은행 정기예금보다 낮다. 다만 시장에선 인뱅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 ‘금리 노마드족(0.1%포인트라도 더 높은 금리를 받고자 움직이는 고객)’을 겨냥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일례로 1억원의 자금을 가진 고객이 A 시중은행의 연 4.5%·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세후 이자는 380만7000원이다. 인뱅의 파킹통장 수준인 연 3.0%로 금리가 낮아지면 이자도 253만80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인뱅들은 파킹통장의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입 기간 돈이 묶여있는 일반 정기예금과 달리, 파킹통장은 고객이 필요할 때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다. 또 매일·매주 이자를 지급받고, 이 이자를 다시 예치하면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재 토스뱅크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로 고객에게 매일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매월 넷째 주 토요일, 금요일로 이자 지급일을 정했다. 고객이 지급받은 이자를 다시 파킹통장에 넣어두면, 더해진 총액에 대한 이자가 다음 날 혹은 다음 주 지급되는 식이다. 

 

그간 인뱅 파킹통장은 투자처 물색이나 자금 운용 전략을 짜는 기간 활용하는 상품으로 주목받아왔다. 최근 증시 부진이 지속되고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고점 기대도 꺾이면서 파킹통장 관심 역시 다시 높아지는 모양새다. 결국 인뱅들이 금리 인상으로 이런 상황을 파고들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금리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신고 이탈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인뱅 입장에서 수신 잔액이 요동치는 건 치명적이다. 최근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여신 취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곳간’을 잘 쌓아놔야 한다. 

 

인뱅들은 파킹통장 뿐 아니라 예·적금 금리도 올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수신금리를 올렸다. 현재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5.0%다.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4.50%의 금리가 적용된다. 정기예금 상품을 보유하지 않은 토스뱅크는 적금 금리를 연 4.5%로 인상했다. 

 

인뱅 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이자를 바라면 (시중은행) 정기예금으로 가는 게 맞지만 생각보다 연 단위로 돈이 묶이는 걸 선호하지 않는 고객이 많고, 이런 분들이 파킹통장을 이용하고 있다”며 “은행 간 금리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신규 고객 유치 뿐 아니라 기존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서라도 취급 가능 범위에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정기예금과 파킹통장을 선택할 때 자금 운용 계획에 기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기예금은 만기 전 해제하면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예상보다 이자가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 자금의 경우 정기예금이, 필요 자금의 경우 파킹통장이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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