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2.11.15 07:28 ㅣ 수정 : 2022.11.15 07:28
신한·미래에셋·한국투자·키움證, MTS 개편 고객 빠지는 MTS…3명 중 2명 ‘깔고 안써’ “지속 사용량 높이려면 MTS 품질 우수해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자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개편에 힘을 쏟고 있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며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제한적인 가운데,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고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고객 의견을 반영해 자사 MTS인 신한알파를 개편했다.
이번 개편에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7월 진행된 홈 화면 리뉴얼 이후 고객 피드백을 수집해 집중적으로 분석했고, 이를 통해 요청이 가장 많았던 개인화나 사용성 개선, 디자인 고도화 등을 중심으로 편의성을 확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중에 트레이딩 프로세스와 상품 관련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는 등 지속적인 MTS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객 참여 및 소통을 강화한 ‘커뮤니티’나 보유 종목 및 현재 증시 이슈 등을 받아볼 수 있는 ‘실시간 이슈 서비스’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디지털그룹장은 “항상 고객 의견을 최우선 반영해 상시로 신한알파를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고객 참여형 커뮤니티와 초개인화 콘텐츠 등을 신규 런칭해 누구나 쉽고 편안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MTS를 개편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투자의 모든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자사의 새로운 MTS인 ‘M-STOCK’을 정식 오픈했다. 전 세계 투자 상품을 터치 한 번으로 연걸할 수 있으며, 매매 가능 시간에 맞춰 홈 화면이 최적화된다.
향후에는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어 지난 7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자사 MTS ‘한국투자’ 앱을 리뉴얼 출시했다. 앱 내 검색엔진을 강화하고 사용자 환경 전반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새로 도입된 ‘퀵뷰’ 기능을 통해 앱을 켠 채로 휴대폰을 흔들면 자산 증감 현황과 주요 지수, 관심종목 시세로 구성된 퀵뷰창을 호출할 수도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8월 기존에 운영하던 MTS 영웅문S를 재단장한 영웅문S#을 출시했다. 통합 관심종목이나 글로벌전광판, 실시간 조건검색,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수준의 차트, 다크모드 스킨 등을 주요 기능으로 탑재했다.
또 전 금융권 자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MY자산과 MY종목메모, MY알림 등 개인화 서비스도 강화했다.
최근 몇 달간 증시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이 이탈함에 따라 증권사들의 MTS 이용률도 크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의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에 따르면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설치한 증권사 앱 9개(나무·신한·미래에셋·하나·삼성·한국투자·KB·키움·대신)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기준 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3.4%로 전년 동기(49.8%) 대비 16.4%포인트 감소했다.
MAU란 앱을 설치한 뒤 실제로 사용한 비율을 말하는데, 이것이 33.4%라는 것은 사실상 이용자 3명 중 2명은 한 달간 설치만 해두고 실질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은 MTS 사용자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이용자를 포섭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함과 동시에 기존 사용자들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자 MTS 재단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고객 유입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MTS 개편 이후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피드백이 좋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MTS에 엄청난 차별화를 두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은 내실을 다져서 내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후 커뮤니티 등 여러 기능들을 추가해 앱 사용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객의 MTS에 대한 만족도가 앱 이용 유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의 MTS 개선 전략은 유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환식 한양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박사과정생은 ‘모바일증권거래시스템 서비스 품질이 만족도와 지속적 사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통해 MTS에 대한 만족도가 지속적 사용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장 박사과정생은 “연구 결과 MTS에 대한 사용자 만족이 지속 사용 의도나 미래 사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따라서 지속 사용의도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보성, 개인화, 보안성 등의 부문에서 우수한 MTS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