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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취임에 삼성 지배구조 개편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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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1.03 05:00 ㅣ 수정 : 2022.11.03 05:00

지난달 27일 취임한 이재용 회장, 반도체-M&A-사법 리스크 등 숙제 수두룩
지배구조 개편 , 삼성전자 경영과 이 회장 책임경영 강화에 걸림돌 될 수도
업계 관계자 "삼성 지배구조 개편, 일부 전망처럼 급격하게 진행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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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사회는 27일 이재용 부회장(사진)을 회장으로 승진하기로 의결했다.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부회장 승진 후 다사다난했던 세월을 거쳐 꼬박 10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 이재용(54·사진) 삼성전자 회장. 지난달 27일 취임 이후 회장 승진에 따른 감회를 느끼기도 전에 이 회장 앞에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수북이 쌓였다. 

 

위기에 놓인 반도체를 시작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법 리스크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이슈는 바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그동안 매우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삼성 지배구조는 이 회장을 주축으로 한 오너 일가를 시작으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오너 일가가 확보하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으로 삼성생명이나 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 셈이다.

 

금융정보 업체 ‘와이즈리포트’를 통해 파악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이 회장 어머니인 홍라희 전(前) 리움미술관장, 여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총수일가 지분을 모두 합쳐도 5.45%에 그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지분을 각각 10.44%, 18.13% 가지고 있는 최대 주주다. 여기에 총수 일가 지분을 합치면 각각 31.58%, 19.09%다. 총수 일가는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강화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지배구조는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와 향후 이 회장의 책임경영 강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보험업법 개정안' , 경영 짓누르는 악재에 수 십조원 필요 

 

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도 이 부회장 지배력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보험업법 개정안의 골자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손실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 금액으로만 가질 수 있다. 이때 3% 가치는 취득원가로 계산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3% 가치를 시가 기준으로 삼는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23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결국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연결고리로 한 지배구조가 취약해져 이 회장의 그룹 장악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삼성으로서는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완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도 현재 지배구조 형태 문제점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3개 업체는 2020년 세계적 경영 자문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배구조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다. 이와 함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도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 과제로 삼고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 유형화, 평가 지표 마련 등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그동안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소통이 어려워져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 삼성물산 지주사 전환·삼성전자 인적분할도 비현실적인 해법 

 

그런데 최근 이 회장 승진 소식이 전해지며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삼성이 다시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가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방식을 둘러싼 예상 시나리오도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시나리오가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과 ‘삼성전자 인적분할 가능성’이다. 

 

그러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실제 지주회사로 바뀔 가능성은 매우 낮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전자 지분 30% 확보에 대한 재무적 부담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상장사는 30%를 기준으로 한다.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수십조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분할 후 매각, 삼성물산과 삼성SDS 합병 가능성,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각 가능성 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삼성물산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며 목적 또한 인정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 인적분할은 삼성으로서는 전혀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는 시나리오로 평가받는다.

 

인적분할을 하면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삼성 금융 계열사 삼성생명·삼성화재가 확보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 10.22%를 인수하고, 삼성물산은 삼성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투자회사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분할 후 현물출자를 통해 '삼성물산→삼성전자 투자회사→삼성전자 사업회사' 구조로 재편된다. 또한 구조 재편 후 삼성물산의 지주비율은 64%까지 올라선다. 그리고 삼성물산은 지주회사, 삼성전자 투자회사는 중간지주회사, 삼성전자 사업회사는 삼성물산 손자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자사주 매입을 필수로 하는 데다 보험업법도 개정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특히 관련 법은 개정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법 개정 후에도 7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최 연구원은 “삼성이 지배 구조를 유지하되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외부 도움을 받아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와 함께 삼성은 주주환원 강화, 기업 M&A 등을 기업가치 향상 방안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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