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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TDF'가 뭔데…이른 나이부터 경제 접할 인프라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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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우 기자
입력 : 2022.10.14 06:53 ㅣ 수정 : 2022.10.14 06:53

키움운용 MZ세대 대상 조사 결과, 응답자 72% ‘연금 관심 有’
반면 IRP·DC·DB 차이는 대다수 헷갈려…TDF는 60%가 ‘몰라’
20대, 국내 전 연령대 중 금융이해력 70대 이어 ‘뒤에서 2등’
수능 선택 과목 경제 선택 비율 9년 연속 ‘꼴찌’에 한 자릿수
사기업 금융 교육 한정적…이른 시기 경제 접근 활성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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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대상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과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의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충분히 성장한 MZ세대가 경제 활동의 중축이 됐다고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유수의 기업에서 이들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투자 및 자산관리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해당 상품에 가입하는 젊은 이용자들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증가하는 추세다. 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경제 활동 기간이 많이 남은 이들에게 권하는 것은 적절한 전략이라고 보인다.

 

청년층의 주요 정보 획득 창구 중 하나인 유튜브나 소셜 네트워크(SNS) 등지에서도 경제 유튜버나 금융사,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에 의해 각종 금융 상품 등을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들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한 경제 유튜버가 IRP를 다룬 영상은 1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MZ세대들은 인터넷 등의 인프라를 통해 각종 정보를 쉽게 취득할 수 있고 그 양도 상당하니 앞선 세대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지금의 상태에서 모든 MZ세대가 ‘알아서 잘 하리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여전히 상당수의 젊은 층은 경제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키움투자자산운용은 MZ세대를 대상으로 노후준비와 퇴직연금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MZ 그리고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금에 대한 관심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72.2%가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연금의 운용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비율은 과반수인 54.1%로 나타났다.

 

또 퇴직연금 제도와 상품에 대한 질문 중 IRP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의 차이에 대해 ‘들어보긴 했지만, 자세히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46.5%로 가장 높게 집계됐으며, TDF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응답자가 59.6%로 나타났다.

 

또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실시한 ‘2020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조사 당시 29세 이하 성인의 평균 금융이해력은 64.7점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한 최소 목표 점수(66.7점)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며, 국내 연령대별로도 70대(56.9점)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여줬다.

 

MZ세대가 경제에 관심이 있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간극이 느껴지는 통계들이 나오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잡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당히 넓게 설정된 MZ라는 세대 구분이 평균 오류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의 경제 지식 수준이 높아진 것은 맞는 말이나, 거기에는 20대보다 비교적 사회를 충분히 경험한 30대가 포함돼 있다. 구분을 더 넓게 감안해서 1980년대 초까지 확장하면 40대 초반까지 들어가게 된다.

 

해당 세대의 최상단과 최하단을 비교하면 거의 부모와 자식 사이의 나이차를 보인다. 20대는 이미 경제적인 경험이 있는 30대와 40대와 한 데 묶이며 덩달아 지식이 있는 것처럼 포장된 것이다.

 

또 하나는 청소년기 경제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마땅한 채널이 없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에서 운영하는 ‘경제배움e’나 ‘어린이 경제교실’이 있고 고등학교에서도 사회탐구 중 경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 정도로 경제를 배우기에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경제에 대해 쉽게 접하지 못하니 친숙해지기는커녕 오히려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에 따르면 수능 사회탐구 과목 중 경제를 선택한 학생의 비율은 2014학년도부터 지난해 치러진 2022학년도까지 9년 동안 모두 5% 미만을 기록했으며 단 한 번도 전체 과목 중 꼴찌를 벗어난 적이 없다.

 

지금도 개인이 적극적으로 다가간다면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공간은 많다. 많은 금융기업들이 민간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 활동과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몇몇 기업들은 교육부로부터 금융 교육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 단위의 한정된 교육 기부만으로 전반적인 경제 교육을 커버하는 것은 역부족일 것이다.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자원자가 아닌 불특정다수에 대한 경제 교육의 길이 열려야 한다.

 

미국의 전설적인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진행자로부터 ‘왜 두 개의 자석은 서로 밀어내거나 붙으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질문을 받고서 진행자에게 자석의 원리를 설명하는 대신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역설했다.

 

당시 파인만은 “당신이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인지에 따라 다양한 수준으로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신에게 친숙한 개념으로 자석의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MZ세대를 대상으로 내놓은 어떤 상품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그들의 호응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젊은 층 상당수가 상품이 무엇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의 '왜'조차 듣기 힘들 것이다. 설령 '왜'라는 응답이 오더라도, 경제가 익숙하지 않은 그들에게 친숙하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한 상품을 두고 '이것이 경제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충고 같은 설득을 하기 전 기초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는 인프라를 통해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고 자연스럽게 접근을 유인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흔히 ‘주택청약은 하루라도 빨리 드는 게 낫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경제도 되도록 이른 나이에 접하게 해서 보다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먼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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