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금융당국과 증권사 간 이견을 좁히고 제때 오픈하게 되면서, 맥을 못 추는 증시에 활력을 넣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모두 오픈한 곳은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4곳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일단 오프라인과 유선만 개시했고, MTS(M-STOCK)를 통한 온라인 주문은 일정기간 시스템 안정 테스트를 거친 뒤 다음달 4일 오픈한다. 

 

삼성증권도 다음달 4일 MTS 거래를 지원하고, 신한금융투자는 내부 전산오픈 예정이지만 HTS·MTS 오픈은 같은달 11일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연내는 다올투자증권과 대신증권, IBK투자증권이 합류하고 내년 초 유안타증권을 시작으로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SK증권, 하나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토스증권 등 14곳이 차차 문을 연다. 

 

소수점 거래는 투자자가 고가 주식을 0.1주나 0.2주를 쪼개서 주문하면 증권사가 소수 단위 주문을 취합해 온주(주식 1주)로 만들어 자사 명의로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소수 단위 거래는 해외주식만 가능했다가, 국내서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국내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예탁결제원(예탁원)과 증권사들이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정부의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은 개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증대와 시장 활성화, 분산투자 효과 등이 취지다. 소액 투자자들의 투자 문턱을 낮추면 우량 기업 투자 기회가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산업 전반 활성화로 번질 수 있다는 효과를 기대했다. 

 

이후 예탁원은 증권사로부터 온주 단위 주식을 신탁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주문 수량에 따라 수익증권을 취득한다. 투자자는 배당 등 경제적 이익을 비율에 따라 분배받고 의결권은 예탁원이 갖는다.

 

이에 당초 예탁원은 전일인 26일 국내주식 소수 단위 서비스와 관련된 전산 시스템 구축 완료를 목표로 삼았지만, 과세 여부에 대한 정부의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아 차질이 생겨 제때 오픈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쉽게 말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적용할지, 0.23%의 증권거래세 등을 적용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가, 투자자의 부담이 적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획재정부가 소수 단위로 취득한 수익증권을 매도할 때 발생한 소득은 배당소득세나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예정대로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는 대형주식을 종잣돈 없이도 쪼개서 살 수 있어 투자가 쉬워지는 만큼 개인들의 신규 계좌 개설 증가와 수익 증대 등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는 종목당 최소투자금액 인하로 우량주식에 쉽게 투자할 수 있고, 소규모 투자금으로도 위험관리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주 단위가 아닌 '금액 단위' 투자할 수 있어 적금과 같이 매월 일정 금액을 주식투자에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투자자들이 유의할 사항도 있다. 증권사별로 거래가 가능한 종목 숫자와 최소 거래단위, 주문접수 시간 등이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출자제한 규정 탓에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계열사 주식은 거래가 불가능하다. 또 실시간 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 모든 종목에 대해서 다 소수점 거래가 되는 것이 아니라 350~700개 종목만 가능하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 

 

거래 가능 종목은 증권사별로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스템상 원단위까지 거래할 수 있지만 증권사 재량에 따라 현재는 100원 단위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번 통화했을 때만 해도 관리 당국이 과세 정리가 안 돼 연내 서비스 오픈이 어려워 보였다"며 "전산 구축을 하면서도 분위기가 좋치 않아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무사히 오픈하게 되면서 증권사나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아직 더 서비스 확대와 시스템 구축 등 가야할 길은 남았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NH투자·KB·키움·한화투자 5곳 오픈... 증권사별 서비스 ‘상이’

 

미래에셋증권(006800)의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투자자의 주문을 매 10분 단위로 거래소에 전송하는 방식을 채택해 실시간 거래에 가까운 환경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서비스는 1000원부터 1원 단위로 투자자가 원하는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여섯째 자리까지 소수점 단위로 구분해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다.

 

NH투자증권(005940)은 국내 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 단위로 쪼개 100원 단위로 사고팔 수 있으며, 예약주문을 통한 24시간 주문이 가능하다. 

 

'QV 및 나무증권' 고객들은 신규 계좌개설 없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로 거래 가능한 종목은 주식 760여 종목으로, 추후 거래 종목들을 확대할 예정이다.

 

KB증권은 국내주식 1000원부터 투자할 수 있고, 약 350개 종목의 매매가 가능하다. 또 '국내 소수점 정기구매' 서비스도 시행한다. 

 

예를 들어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주식을 1년간 매주 월요일에 각 5000원씩 매수하도록 신청하면 정기적으로 주문한 금액만큼 오전 9시에 주문이 체결된다.

 

영업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4시까지 총 5번(10시, 11시, 12시, 13시, 14시) 주문이 체결되는 방식이다. 주문은 휴일에도 가능하고 주문 체결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키움증권(039490) 국내주식 소수점 매매는 1000원 단위로 매수, 0.001주 단위로 매도 가능하며 수수료는 일반 국내주식과 동일하게 매매금액의 0.015%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국내 소수점 거래는 고객이 종목을 선택해 1000원 단위로 금액과 기간을 설정하면 주기적으로 자동 구매해주는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