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뚝뚝' 증권사들 중 빛난 4곳... 뭐가 달랐나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대다수가 증시 침체와 금리 상승 여파로 상반기 실적이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상승 등으로 리테일(소매금융) 비중이 큰 증권사들이 수익에 타격을 받은 반면 대내외 불안정한 와중에 몇몇 증권사는 상반기 성적표가 돋보였다.
이들 증권사들은 리스크를 줄였거나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실적 상승을 도왔다.
■ 미래에셋증권, 운용순익·해외법인 차별화 전략...상반기 영업익 6059억원
미래에셋증권(006800)은 2022년 상반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6059억원, 세전순이익은 6268억원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과 증기 변동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에도 해외법인의 실적 성장과 IB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달성, 해외 주식을 포함한 해외물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3212억69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감소했다. 2분기 매출액은 5조7655억9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635억3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6.1%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9.7%와 33.7%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선제적인 시장 대응을 통한 트레이딩 부문 손익 방어 및 다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2분기 운용순익에서 11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IB부문의 전체 수익도 1064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운용순익, 해외 법인 차별화 전략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특성에 따라 브로커리즈(위탁매매), IB, 세일즈앤트레이딩의 핵심 비즈니스를 수행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적으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 메리츠증권, IB·리스크 관리로 실적 견인...영업익·당기순익·세전익 ‘최대’
메리츠증권(008560)은 수익모델 다각화와 수수료 증가 등으로 실적을 방어했다. 특히 IB 부문은 2분기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양질의 투자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44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 모두 5758억원과 5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와 8.0% 늘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전년 영업익이 역대 최고치란 점을 고려하면 소폭 하락한 수치다. 비록 2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소폭 감소했지만 비우호적인 대내외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자산 건전성 부문에서는 2분기 자기자본은 5조631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34억원 증가해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1%를 기록했다. 증권사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1503%로 전 분기 대비 146%포인트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하반기 보수적인 관점으로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며 강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물론 초대형 IB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시장금리 급등과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불안정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IB, 세일즈앤트레이딩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및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대응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현대차증권, IB부문 2분기 51% 증가...리스크 관리 ‘깜짝 비결’
현대차증권(001500)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881억원, 당기순이익이 6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4%, 7.4% 감소했지만 다른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현대차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었다. 2분기 실적 발표 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분기 기준 역대 3번째 실적이다.
현대차증권의 IB부문은 올해 2분기 56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51% 증가한 수치로 분기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만에 순영업수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현대차증권은 분양시장 침체를 일찍이 예상하고 물류센터와 오피스 등 임대할 수 있는 자산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했다는 평가다. 1분기에는 송도H로지스 물류센터, 2분기 용인남사 물류센터 등을 매각했다
하반기도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VIP 서비스, IB부문에서 물류센터 등과 같은 임대 자산 중심 '대체 투자' 다각화를 통해 사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채권 금리 상승에 대비한 포지션 축소와 IB부문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깜짝 실적의 비결이다”며 “또한 고르게 분산된 수익구조를 통해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리테일 실적 부진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 다올투자증권, 영업익·당기순익 증가...IB부문, 리스크 최소화 전략
다올투자증권(030210)은 강화된 리스크 관리와 우량 딜 발굴을 통한 양적·질적 성장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IB부문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원 확대를 통해 실적향상을 이끌었다.
다올투자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 1194억원, 당기순이익 957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6%와 3.2% 증가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강점인 IB부문에서 견조한 실적 상승이 있었다”며 “ 채권영업 부문은 금리 인상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포지션 조정을 했고, 중개 중심 영업을 펼쳐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