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서울과 경기지역 중심으로 8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차량 침수 피해가 속출하면서 자동차 보험 손해율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외제차가 많은 서울 강남에서 침수피해 차량이 대량 발생해 추정손해액도 늘어나고 있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12개사 전체 보험사 합계 피해 차량은 2719대로, 추정손해액은 383억 8800만원에 이른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의 4개사 합계 피해 차량은 2311대로, 손해액은 326억3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8일 중부지방에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도로와 지하 주차장 곳곳이 물에 잠겨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삼성화재에는 전날 폭우와 관련해 500대 이상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외제차가 200대 이상이다. 현재 접수된 손해액만 90억원 정도다. DB손해보험은 오전 8시 기준 248대가 침수 피해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85대가 외제차였다. 추정 손해액만 25억여원에 이른다.

현대해상은 오전 7시 기준 214대가 침수 피해로 접수했다. 경기가 122대, 서울이 84대, 인천이 8대였다. 메리츠화재는 오전 8시 기준 55건의 차량 침수 피해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외제차는 21건이다.

■ 침수 차량은 자차 담보로 보험 처리 가능해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차량 보상과 관련해 보험회사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차량이 침수될 경우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담보 가입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이는 자동차 외에 물품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

또한, 자동차 창문이나 선루프 등을 개방해 놨을 때 빗물이 들어간 경우는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다. 이는 개인의 실수로 인한 침수 피해로 보기 때문이다.

피해보상이 가능한 주요 유형은 △주차장에 주차중 침수사고를 당한 경우 △태풍, 홍수 등으로 인해 차량이 파손된 경우 △?홍수 지역을 지나던 중 물에 휩쓸려 차량이 파손된 경우 등이다.

한편, 수해로 차량이 완전히 파손돼 다른 차량을 구입할 경우 손해보험협회장이 발행하는 자동차 전부손해 증명서를 본인이 가입한 보험사에서 직접 발급받아 첨부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차량 침수와 같은 위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브레이크 성능 점검 등을 당부했다. 먼저 물웅덩이는 가능하면 피하고, 어쩔 수 없이 통과해야 할 때 1단이나 2단 기어로 10~20km/h 정도로 천천히 지나가는 게 좋다.

통과한 후에는 서행하면서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작동시켜 젖어 있는 브레이크 라이닝을 말려 브레이크 성능이 100% 발휘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범퍼 높이의 물길을 건널 땐 미리 1~2단 저단 기어로 변환한 후 한 번에 지나가야 한다. 중간에 기어를 바꾸거나 차를 세우면 머플러에 물이 들어가 엔진이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침수됐다면 시동을 켜는 건 금물이다. 물속에서 차가 멈췄거나 주차돼 있을 때는 시동을 걸거나 다른 기기를 만지지 말고 곧바로 공장에 연락해 견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보험 관계자는 "물속에서 차가 멈추었거나 주차돼 있을 때는 시동을 걸거나 다른 기기 등을 만지지 말고 곧바로 공장에 연락, 견인해야 한다"면서 "엔진 내부로 물이 들어간 차에 시동을 걸면 엔진주변의 기기에까지 물이 들어가고 엔진에 마찰이 일어 큰 손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