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확충으로 덩치 커진 증권사들…업황 불안에도 ‘끄떡없다’

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3.23 10:07 ㅣ 수정 : 2022.03.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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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해 업황 호조로 큰 이익을 거둔 증권사들이 자본금 확충에 나서고 있다.

 

최근 불안해진 시장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NH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총 세 곳의 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을 공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모회사 농협금융지주로부터 약 2000억원을 지원받은 것에 이어 총 6000억을 확충하며 자기자본 규모가 7조원을 넘기게 됐다.

 

지난달에는 하이투자증권이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1조원 규모로 격상시킨 하이투자증권은 재차 자본확충을 단행해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 간의 경쟁 구도를 가열시키고 있다.

 

KTB투자증권도 지난 17일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48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업계 호황과 최근 일부 기업들의 자본 확충이 이어지며 올해 들어 자기자본 1조원을 넘긴 국내 증권사도 19곳으로 전년(16곳) 대비 3곳이 늘어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2020~2021년 2년간 ‘1조원 클럽’을 달성한 기업은 교보증권과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이상 2020년),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이상 2021년) 등 6곳이다.

 

같은 시기 자본 규모 상위권 증권사들의 덩치도 커졌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10조6100억원)은 자본 규모가 1년새 1조2637억원(13.5%) 증가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기자본 10조원을 넘겼고, 한국투자증권(7조1510억원)과 NH투자증권(6조8233억원), 삼성증권(6조809억원), KB증권(5조4356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지난 2년간 크게 성장했음에도 자본 규모를 추가적으로 늘리는 것은 최근 불안해진 업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우려 등 주가 흐름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가 많아지자 거래대금도 낮아졌다.

 

지난해 1월 11일 코스피지수가 3,000을 기록했을 무렵 하루 거래대금은 44조원이었고, 당시 삼성전자 한 종목의 거래대금만 해도 8조4000억원 규모였다.

 

올해 초에도 하루 거래대금이 평균적으로 못해도 10조원은 넘겼으나, 최근 들어 증시 부진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지난 22일 거래대금도 8조3870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10% 넘게 하회할 수도 있다”며 “올해 1분기는 금리 및 지수 변동성까지 학대돼 트레이딩 수익이 부진할 수 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실적은 지난해 4분기보다도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자본확충은 업황 불안에 대비하는 수단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총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리테일 부문의 약화가 예상되는 대신 운용 여력을 확대해 기업투자(IB)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최근 ‘IB의 대부’라 불리는 정영채 대표이사의 3연임이 확정되며 IB부문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초대형 IB 경쟁력 강화와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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