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60)] 김혜수의 발란 광고, 프라다 광고 표절인가 패러디인가?

신재훈 입력 : 2021.12.18 10:25 ㅣ 수정 : 2021.12.18 10:25

원작을 알면 재미있는 것은 패러디, 원작을 감추고 싶은 것은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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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광고와 프라다 광고의 표절 비교 이미지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기에 창작을 하다 보면 비슷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일까?

 

문학과 예술 등 창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용어가 있다. 표절, 패러디 그리고 오마주가 그것이다. 이들을 가르는 경계는 고의성의 여부, 다시 말해 의도적인가 아니면 우연인가다.

 

2015년 작가 신경숙의 표절 문제가 한창일 즈음 경향신문 박경은 기자가 한 기사에서 이 용어들의 차이를 명쾌하게 정리한 적이 있다.

 

“패러디는 누구나 아는 것을 끌어와 풍자하거나 재미있게 전달하는 표현방식이고, 오마주는 프랑스어로 존경, 감사를 뜻하는 단어로서 원작의 유명한 부분을 차용해와 그 부분을 의도적으로 부각 시켜 존경의 의미를 표하는 방식이고, 표절은 남의 것을 훔치는 범죄다”

 

더 재미있게 정리한 글도 있다. 과거 한 개그프로에서 애매한 것을 정해 주는 남자 “애정남”이 그랬던 것처럼 기발하게 정의하고 있다.

 

“원작을 알면 재미있는 것이 패러디 원작을 알리고 싶은 것은 오마주 원작을 감추고 싶은 것은 표절”

 

과거 패러디 광고의 원작은 대부분 영화와 인기 TV 프로였다. 그러나 요즘은 그러한 관행이 깨지고 있다. 광고를 패러디한 광고들도 있으니 말이다.

 

 

최근 김혜수가 모델로 등장하는 발란 광고가 프라다 광고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광고가 온에어 되었을 때부터 크리에이터들은 대부분 원작 광고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레퍼런스로 보여준 광고에 광고주가 꽂혀서 그대로 찍으라는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찍었는지, 혹은 광고주를 속이고 그렇게 찍었는지 알 수는 없다. 어쨌건 논란의 대상이 된 광고가 유튜브에서 사라졌다.

 

두 광고를 비교 하려니 너무 똑같아서 틀린 그림 찾기를 하는 것이 차라리 편할 것 같다.

 

두 광고의 틀린 점은

 

첫째 “김혜수 vs 서양여자” 모델이 다르다.

둘째 “드레스 vs 오토바이 복장과 헬멧” 패션이 다르다.

셋째 “컨버터블 vs 오토바이” 이동 수단이 다르다.

넷째 “돌 vs 막대기” 나무에 열린 명품백을 따는 방법이 다르다.

 

나머지는 거의 컨트롤 C 컨트롤 V 수준이다. 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첨부된 동영상을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많은 시간과 각고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 남들의 광고를 부분적인 참고를 넘어 통째로 베끼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광고계의 민 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는 표절을 도둑질이 아닌 레퍼런스라는 이름으로 용인하는 광고제작 풍토와도 무관하지 않으며, 대한민국 광고가 광고 시장 규모에 비해 국제 광고제에서 큰 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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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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