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내리막길 달리는 'M7'…개미 뭉칫돈 '中항셍테크'로 이동

염보라 기자 입력 : 2025.03.14 07:25 ㅣ 수정 : 2025.03.14 07:25

차이나항셍테크 ETF 거래대금 올들어 7배 '폭증'
증권가 "주가 조정 시 '중국 M7' 비중 확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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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중국 기술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염보라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중국 기술주로 대거 몰리고 있다.

 

홍콩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대금은 올들어 2개월여 만에 무려 7배 폭증했다. 항셍테크지수는 텐센트·알리바바 등 홍콩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30개로 구성돼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린다.

 

1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5종의 총 거래대금은 13일 종가 기준 573억2577만원이다. 지난해 말(79억3434만원) 대비 622.50% 증가한 수치다.

 

종목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항셍테크' 거래대금이 지난해 말 60억5167만원에서 이달 13일 478억5238만원으로 690.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항셍테크지수를 2배 추종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 거래대금도 2억4061만원에서 31억7177만원으로 1218.22% 확대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항셍테크' 거래대금은 15억7415만원에서 54억4384만원으로 245.82% 늘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차이나항셍테크'는 5224만원에서  5억3725만원으로 928.42% 급증했다. KB자산운용의 'RISE 차이나항셍테크' 역시 거래대금이 1567만원에서 3억2053만원으로 1945.50% 폭증했다.

 

미국 기술주가 미끄러진 사이 중국 기술주가 급등하자, 보다 손쉽게 중국 기술주에 투자할 수 있는 차이나항생테크 ETF로 머니무브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항셍테크지수의 전일 종가 기준 1년 상승률은 60.41%로, 나스닥의 1년 상승률(22.16%)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올들어 상승률은 30.82%로, 5.60% 하락한 나스닥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염승환 LS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2년간 (미국 기술주가) 너무 많이 올랐고 고평가 부담이 누적됐다"면서 "여기에 재정지출 감소, 관세 전쟁 등 트럼프 리스크가 더해져 경기 둔화 불안감이 미국 증시를 강타했고, 이 타이밍에 중국이 돈을 푼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금이 이동했다"고 짚었다.

 

최근 막을 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에서 공개된 중앙정부의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은 전년 대비 10% 증액된 3981억위안으로, 원화로 계산 시 약 80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AI와 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 투자를 위해 약 1조위안, 한국 돈으로 약 20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개별 기업들도 기술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일례로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개발에 3800억위안을 쏟아붓기로 했는데, 원화로 계산 시 75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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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항셍테크 상장지수펀드(ETF) 5종의 총 거래대금 규모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 그래프=뉴스투데이]

 

중국 기술주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대체로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중장기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테크주 랠리는 딥시크 효과(혁신 기업 부상), 정부 정책 전환(규제→육성), 제조업 패러다임 시프트의 세 가지 동력이 작동한 결과"라며 "단기적으로 기술주의 주가 조정이 나타날 것이나,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방대한 내수시장을 감안할 때 차이나 테크의 구조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의 절대 이익 규모가 중국 기업을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빠른 AI 응용 확산으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축소해가는 과정들이 중국 '매그니피센트7'(M7)의 중장기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가 조정 시마다 중국 M7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중국판 M7은 텐센트와 알리바바, 샤오미, 비야디, 메이퇀, SMIC, 레노보를 일컫는다. 메리츠증권이 예상한 중국 M7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14.2%와 19.0%로, 미국판 M7(10.1%, 17.2%)를 모두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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