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고속상륙정 ‘시뮬레이터’ 해군 전력화 완료…미래 핵심 사업군으로 성장 추진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지난 5일 고속상륙정(LSF-II)의 ‘시뮬레이터’를 해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해군에 인계된 시뮬레이터는 지난 4년여간 체계개발과 군의 시험평가를 거쳐 개발된 첨단 3차원 시뮬레이터로서, 방사청은 “향후 운용 요원이 조종술을 쉽게 숙달할 수 있어 실제 상륙작전 성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LSF(Landing Ship Fast)-II의 모의입체조종훈련장비인 ‘시뮬레이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장비이다. 그동안 다양한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개발해온 KAI는 지난 2021년 9월 방사청과 LSF-II 시뮬레이터 체계개발 사업을 계약한 후 41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달 28일 해군에 납품함으로써 전력화가 완료됐다.
해군·해병대의 핵심 전력인 고속상륙정은 독도함과 같은 대형수송함에 탑재돼 병력, 물자, 장비 수송 등 상륙작전과 연안 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공기부양정으로 시속 70km 이상 고속항해가 가능해 승조원들은 극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고난이도 조종능력이나 비상상황에 대한 절차 숙달 훈련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동안 시뮬레이터가 없어 이와 같은 훈련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전력화된 LSF-II 시뮬레이터는 실제 조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악천후와 야간 상황 등 다양한 해상 및 기상 조건에서 함정의 모든 기동을 실상황처럼 매우 정밀하게 모의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모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에서의 입·출거뿐만 아니라 원거리 초고속 상륙작전, 긴급 회피기동 등 실전과 같은 훈련이 가능하다.

특히 영상시스템과 모션시스템 등 다양한 장비가 LSF-II 시뮬레이터에 부착돼 있다. 영상시스템을 통해서는 돔 스크린에 해상과 완벽하게 같은 장면을 표현했고, 모션시스템을 통해 항공기 조정과 유사하게 X축, Y축, Z축에서 움직이는 해상에서의 롤링(rolling), 피칭(pitching), 요잉(yawing) 같은 다양한 움직임을 실제 상황처럼 구현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이번 고속상륙정 시뮬레이터는 그동안 KAI가 쌓아온 항공분야 및 해상분야 시뮬레이터 기술력이 집약된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4차 산업 혁명기술을 적용한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메타버스 시뮬레이터 개발도 추진 중으로 시뮬레이터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군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KAI는 국산 항공기 시뮬레이터 개발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기종과 함정으로 시뮬레이터 사업을 확대하면서 훈련센터 구축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KAI는 육군기동헬기 수리온(KUH),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 소형무장헬기(LAH) 등 회전익 시뮬레이터와 사관생도 훈련기(KT-100), 기본훈련기(KT-1), 고등훈련기(T-50), 경전투기(TA/FA-50) 등 고정익 시뮬레이터를 모두 납품하고 후속 지원 중이다.
이처럼 국산 항공기 시뮬레이터 외에도 러시아제 소방헬기(KA-32T)와 미국에서 도입한 공군 전투기(F-16/F-15K), 해군 해상초계기(P-3C) 등의 해외 기종 시뮬레이터는 물론 해군의 장보고-Ⅲ 잠수함과 이번에 LSF-Ⅱ의 시뮬레이터까지 항공을 넘어 함정 분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 1위 시뮬레이터 개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KAI는 2015년 페루(KT-1)를 시작으로 2019년 필리핀(FA-50PH), 2020년 태국(T-50TH), 2021년 이라크(T-50IQ)·인도네시아(T-50i), 2025년 폴란드(FA-50) 등 전 세계 7개국 29개 기지에 총 63대의 시뮬레이터를 성공적으로 납품했으며, 현재 37대의 납품을 진행하는 등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고속상륙정 시뮬레이터 전력화를 완료한 방사청은 향후 VR과 증강현실(AR) 등은 물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훈련 환경을 갖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23년간 국내 최대의 시뮬레이터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래 핵심 사업군으로 계속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KAI의 차후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