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Pick] 정부 전세대출 규제 본격화..."월세 전환 트렌드 두드러져"

김성현 기자 입력 : 2025.02.11 07:00 ㅣ 수정 : 2025.02.11 09:23

보증기관 보증 비율 100 → 90%로 축소
HUG·HF 전세대출 보증 규모 약 85조원
'전세' 줄고 '월세' 늘고...주거 트렌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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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축소되고 대출에 대한 심사가 강화되며 세입자들의 선택지는 좁아지고 있다. 특히 월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며 전세 중심이던 국내 주거 문화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1분기부터 전세대출 보증기관(HUG·서울보증)의 보증 비율을 100%에서 90%로 축소하고 하반기에는 차주의 소득 및 기존 대출을 반영해 보증 한도를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득이 낮거나 기존 대출이 많은 세입자는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전세대출은 보증기관이 세입자를 대신해 은행에 대출금을 갚아주는 구조로 운영돼 왔다. 이로 인해 대출 규모가 급증했고 지난해 HUG와 HF(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 규모는 85조 5311억 원에 달했다. 특히 HUG의 보증 규모는 5년 새 2배로 증가했다.

 

정부는 전세대출이 전셋값 및 집값 상승을 유발한다는 점을 고려해 규제에 나섰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전세대출 보증이 3.8% 증가할 때 전셋값은 연간 8.2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월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온 월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2만3657건)로 직전 분기 대비 약 3% 상승했다. 반면 전세는 59.3%에서 56%로 감소했다. 부동산R114는 "전방위 대출 규제로 억눌린 매매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선택을 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부터 불거진 전세사기 여파와 2023년 5월부터 꾸준히 오르는 전셋값에 월세시장으로 이동한 수요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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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부동산R114 / 그래픽=뉴스투데이

 

월세 비중의 증가는 곧 가격 상승압력으로 이어진다. 10일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달 기준 120.9로 전년(112.2) 대비 7.9% 올랐다.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부동산R114의 월세지수도 연일 역대 최고치(2024년 4분기 기준 144.47p)를 기록하고 있다.

 

규제로 인한 월세값 상승에도 쏠림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뉴스투데이>에 "대출 규제가 이뤄지는 것과 별개로 수요자들은 존재하기 때문에 매매를 하지 않는 이상 월세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수요자들이 결국 월세로 넘어가게 되면 전세 물량도 자연스레 줄어들며 월세에 대한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뉴스투데이>에 "월세로의 전환은 하나의 트렌드로 봐야한다"며 "전세를 끼고 매매를 한 임대인들 중 반환이 어려운 이들은 월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어렵겠지만, 여유자금이 있다면 금리인하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월세로 전환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월세가 전세에 비해 주거비 부담이 높지만 2023년에 발생한 역전세난과 전세사기 이슈 등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전세가 부담이 낮다고 느낄 수 있으나 최악의 경우 보증금을 아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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