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49)] 산 넘어 산처럼 계속 시범으로 피곤한 보람(상)

김희철 칼럼니스트 입력 : 2025.02.10 10:12 ㅣ 수정 : 2025.02.10 10:12

‘급양관리시범’이 9번째 시범으로 두달에 한 번씩 연대, 사단 및 군사령부 시범을 개최해 보람차지만 피곤...
개선 안된 노후환경의 10년 묵은 때를 장마 피해복구와 시범 준비를 빌미로 모두 벗겨내며 대대의 면모를 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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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 급양관리시범 준비를 위해 취사장의 부식들과 조리 상태를 점검하는 필자 모습 [사진=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컬럼니스트] 군대에서 체육대회는 친선 게임이 아니고 전쟁이다. 사단 창설기념일 기념으로 친목 도모를 위해 개최한 연대별 체육대회에서 연대가 17년 만에 쟁취한 종합우승은 연대 전체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었다. 

 

그동안 연대참모 및 대대장들의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모두 다 날아가며 고대했던 쾌승의 상승 분위기가 연대 전체를 감싸고 돌아 자축할 일이었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다’라는 속담처럼 연대 축제 분위기와는 아랑곳없이 필자의 대대는 여름 혹서기를 대비한 사단 급양관리시범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연대별로 치열했던 사단 체육대회에 이어 공용화기 집체교육 후에 바로 전반기 우수부대 선정을 위한 공용화기 사격 측정을 성공적으로 우수하게 받아 전통있는 대대 박격포반의 탁월한 능력을 증명했다. 

 

그리고 필자는 사단 사격측정 결과의 기쁨을 느낄 틈도 없이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여 창원의 39사단에서 개최된 군사령부 ‘급양관리향상 세미나’에 참석했다. 왜냐면 3주 뒤인 6월 중순에 개최할 사단 급양관리시범을 준비하기 때문이었다.

 

교통사고 후유증 재활 치료를 하면서 간신히 대대장으로 취임한 지도 벌써 17개월째 접어들며 임기의 반이 지나고 있었지만 대대장 재임 기간중에 남쪽 끝의 창원까지 먼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동안 필자의 대대는 비행장 방어, 예비군 교장 2회, 민관군 통합 화생방, 정신교육, 예비군 교육, 출동준비태세, 야전취사장 운용 등에 이어 9번째로 ‘급양관리시범’을 보이게 돼 두달에 한 번씩 연대, 사단 및 군사령부 시범을 개최했다.

 

이 모두는 대대의 전 간부와 병사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최선을 다한 결과였지만, 덕분에 대대원들이 타 부대에 비해 너무도 고생을 많이 하여 미안했다. 

 

그래서 이번 급양관리시범을 핑계로 대대의 노후된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부가적인 작업을 계획했고 대대원들은 묵묵히 따라주어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을 또한번 더 달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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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 급양관리시범 준비를 위해 주부식 창고들을 점검하는 필자 모습[사진=김희철] 

 

급양관리시범 준비를 빌미로 대대의 노후된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부가적인 작업추진

 

부대 주둔지 울타리는 블록담으로 설치되었는데 큰 대로변의 울타리는 블록 담장위에 원형철조망까지 설치되어 형태가 제대로 갖춰진 모습이었지만, 예비군 교장이 있는 산쪽의 노후된 울타리는 너무 오래되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전임 대대장이 담벽에 2미터 단위로 나무로 버팀목을 대어 울타리 전도를 간신히 방지한 상태로 지탱했었고, 이미 상급부대에 울타리 담벽 보강공사를 건의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방치된 채 해를 계속 넘기고 있었다.

 

어느날 장마 폭우가 쏟아져 결국에는 산쪽 울타리 담벽 일부가 무너졌다. 마침 충청도 전체가 장마로 피해를 많이 입은 상태가 되어 군부대 피해도 파악했는데 이를 기회로 삼았다. 

 

주임원사와 상이하여 산쪽 노후된 울타리 담벽에 받쳐놓았던 나무들을 제거하자 나머지 울타리도 모두 전도되었고, 폭우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상급부대에 보고했다.

 

위기는 기회가 되었다. 상급부대 울타리 보강을 역대 대대장들이 수차례 건의했지만 예산반영이 안되었는데 장마폭우로 붕괴됐다고 보고하자 행정관서 및 군부대에서 울타리 신축 예산이 바로 책정되어 산쪽 울타리 담벽을 깨끗하게 보강할 수 있었다.

 

이로써 수명의 전임 대대장들에 걸쳐 10여년동안 개선되지 않았던 숙원사업이 달성되어 병사들의 그동안의 장마폭우 때마다 치루던 고생을 덜 수 있었고, 급양관리시범을 위한 대대 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되었다.

 

한편 노후된 부대 환경 개선을 위해 나무껍질과 적벽돌을 활용해 카페식 분위기를 조성한 식당을 확인하며 극찬했던 신임사단장 업무보고 때문에 아마도 필자 부대가 급양관리시범을 맡게 된 결정적이 사유가 되었고,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236)] “신임사단장 업무보고, ‘때의 흐름을 잘 알아서 타야’ 실천” 참조) 추가로 취사장에서 배출되는 오폐수 처리를 위해 브레옥잠 정화조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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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을 활용해 보강한 카페식 분위기를 조성한 식당에서 대화나누는 사단장과 청원군수와 취사장의 오폐수 처리를 위한 브레옥잠 정화조 모습[사진=김희철]

 

개선되지 않았던 10년 묵은 때를 모두 싹 벗겨내며 대대의 면모를 깨끗하게 정비된 모습으로 일신

 

부레옥잠은 백합목 물옥잠과에 속하는 관속식물로 북아메리카, 일본, 중국 등지에 귀화식물로 정착하여 분포한다. 열대 아메리카 원산이며 연못이나 수조에 관상용 또는 수질정화용으로 식재하는 부수성 여러해살이풀로 수생식물이다.

 

물옥잠에 비해 잎자루는 길이 10~20cm로 중앙이 부레와 같이 되어 물 위에 뜨는 부엽성이다. 화피의 밑부분이 통 모양으로 중금속 제거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공습지, 인공섬 등을 조성하는 데 이용한다. 관상용, 수질정화용으로 기르며, 가축 사료로 쓰기도 한다. 배옥잠, 부대물옥잠이라고도 한다.

 

군사령부 ‘급양관리향상 세미나’에 참석 이후, 사단 공병, 보수, 정비대 요원까지 지원되어 새벽 5시에 기상해 취침에 들어갈 때까지 부레옥잠 정화조를 비롯하여 카페식 인테리어 식당과 취사장, 급식창고, 부대 울타리 신축 등을 정비하고 보강했다. 

 

그동안 전임 대대장들이 몇 번 교체되도록 개선되지 않았던 10년 묵은 때를 모두 싹 벗겨낼 수 있었고 비록 노후된 시설이지만 대대의 면모를 깨끗하게 정비된 모습으로 일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 

 

또한 이번 사단 급양관리 시범에 추가로 상급부대인 군단과 인접 사단 군수참모 및 실무자들도 참석해 사단 시범이 아닌 군단 시범으로 확대되었다고 연락도 받아 시범을 성공적으로 치루어야 할 부담이 더욱 과중되었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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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프로필▶ 방위산업공제조합 부이사장(현),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2024년), 군인공제회 부이사장(~2017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알에이치코리아,2016년), 제복은 영원한 애국이다(오색필통,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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