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경기 침체가 만든 한국 직장인 新 풍속도, 수익극대화를 겨냥한 투 트랙전략

박진영 기자 입력 : 2025.02.01 05:05 ㅣ 수정 : 2025.02.01 22:03

많이 벌고 아껴 쓰는 투트랙 전략, 다양한 설문조사들 통해 확인돼
많이 벌기=이직 기준은 '연봉'+N잡러 전용 보험 영업 플랫폼 가입
아껴 쓰기=직원식당 이용+설 연휴 '방콕' 등을 통해 씀씀이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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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은 경기 불황에 영향을 받아 높은 연봉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이들은 가처분 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N잡러로 일하거나 구내 식당 이용으로 식비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미드저니 / Made by A.I]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새해 구직 행태 및 여가 선용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경우, 직장인들은 수익 극대화를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투데이>가 취업 포털의 여론 조사 등을 종합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 직장인 과반, 직장만족도 및 이직 기준으로 '보상'을 선택

 

잡플래닛이 최근 직장인 1005명을 대상으로 '2025년 HR 트렌드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직장인의 54.2%가 직장을 선택할 때 '보상'을 1순위로 꼽았다. 

 

현재 직장 만족도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에서도 직장인의 64.4%가 ‘충분한 보상’을 꼽았다. 직장인의 대부분은 11~15%의 연봉 인상을 원했고, 인사담당자는 5~10%의 인상을 기대했다. 동상이몽인 셈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물가 인상과 고금리 등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전망에 따른 직장인의 판단으로 분석된다.

 

■ N잡러 전용 영업 플랫폼 가입자 9개월 사이 126배 증가…월 평균 수입 150만원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직장인들의 노력은 'N잡러' 열풍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N잡러들은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최근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투잡이 인기몰이중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달 17일 '메리츠 파트너스'의 직원 수가 4000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메리츠 파트너스는 N잡러를 대상으로 하는 메리츠 화재의 새로운 영업 플랫폼이다. 작년 3월 36명으로 시작한 이후 9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126배  증가한 것이다.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는 직장인들의 직업도 다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대기업에 재직중인 직장인부터 의사와 같은 전문직,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파트너들이 N잡러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이 벌어들이는 월 평균 수익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148만원인 것으로 집계돼, N잡러들이 부수익을 올리는데 진심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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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메리츠화재 / 그래프=박진영 기자]

 

■ 직장인 10명 중 8명, 구내식당을 중요 복지로 인식…한 달에 10만원∼30만원 절약 가능

 

월급이 한정적인 직장인들은 적게 쓰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식비를 줄이는 것이다. 지난 달 30일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의 76.7%는 구내식당을 직원 복지를 위한 중요한 제도라고 생각했다. 같은 기관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이유는 식비 절감(49.5%)이 가장 컸다. 

 

직장인들은 직원 식당을 이용함으로써 월 지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푸드테크기업 '식신'은 작년 3분기 직장인들의 1인당 평균 식대는 1만37원이라고 밝혔다. 엠브레인은 구내식당 가격은 1인 기준 5000원(24.2%)~6000원(16.4%) 수준이 가장 많았다면서 100~300인 기업의 20.4%, 지방 소재 회사의 27.1%가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내식당을 이용할 경우 한 달에 10만원∼30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침체에 구내식당 열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의 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고물가 속에서 구내식당 이용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삼성웰스토리와 현대그린푸드의 작년 3분기 단체 급식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7%, 35.3% 증가했다.

 

■ 직장인 절반, 설 연휴 이동‧세뱃돈 준비 계획 없어…경제적 어려움에 사회적 고립 증가 

 

직장인들은 여가비를 절약하는 방식으로도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엘림넷 나우앤서베이가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달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에 여행 계획이 없는 직장인은 전체의 38.7%를 차지했고, 해외여행을 떠난 경우는 13.9%에 그쳤다.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 여행을 보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들은 주로 가족 모임, 집안일 정리하기, 영화‧드라마 감상 등을 하며 설을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2000명 중 절반에 달하는 49.7%는 설 연휴 기간에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가는 대신 집에서 쉬겠다고 응답했고, 전체 응답자의 51.9%는 설 선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세뱃돈을 준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서'(22.8%)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국면에 한 푼이라도 더 벌고, 덜 쓰기 위한 직장인들의 몸부림이 2025년 신(新) 풍속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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